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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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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 뛰노는 모란덩쿨 자수 저고리 한뜻한 분홍색과 무겁지 않은 회색이 배색된 옥사 저고리입니다. 하얀 동정과 분홍색이 어우러져 자수가 많이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참 깔끔한 느낌을 주지 않나요- 분홍빛과 은빛 자수가 활기찬 느낌을 주지만서도 회색빛 바탕 색상이 한 톤 눌러 주니, 은근한 멋부림 처럼 잘 어우러집니다. 금빛, 은빛 사슴이 아주 사이좋게 모란 꽃밭을 뛰놀고 있죠. 꼼꼼하게 그득히 놓여진 손자수가 너무 과하지 않은 것은, 면 보다는 선 위주로 전체를 풀었기 때문이죠. 며칠 전 신라호텔의 한복 입장 거부 뉴스를 보았답니다. 오리미 가족들도 실망을 금치 못했죠. 명실상부 어딜 가도 오히려 어서 오라며 함박웃음으로 맞이해 주어도 모자를 우리 한복인데 어쩜 현실이 이렇게까지 되었나 안타깝고 또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번 사..
어머님 한복 - 카키 저고리에 은은한 회보라빛 치마 카키색이라 적었지만 카키보다는 우리말 '풀색' 에 더 가까운 색으로 만들어진 옥사 저고리입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얼굴색과 분위기에 따라 어울리는 디자인과 색이 있지만 또 나이에 맞게 어울리는 색상과 원단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복은 나이가 드신 분들일수록 더 세련되고 멋진 디자인들이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은근히 과감하고 강렬한 색상도 잘 어울리시는 분들이 중년층 분들이시거든요. 보랏빛도 아닌 풀색빛깔이라 하기에도... 무슨 색이라 해야 할지 애매하지만 일단 그 '빛깔' 이 참으로 재미나고 아름다운 치마입니다. 이렇게 오묘하면서도 다양한 빛깔을 내는 비결은 오리미의 마법같은 색채궁합이랄까요. 안감을 연두빛 원단으로 두어, 꽃잎무늬가 그려진 원단의 매력을 배로 살렸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
오리미한복 2011년 봄 디스플레이 - 악세사리 어제 올린 오리미 봄 디스플레이 잘 감상하셨나요? 오늘은 올해 봄 디스플레이 중 악세사리들만 골라서 소개하려고 해요. 윗 사진은, 금부와 앤틱실버로 장식된 오닉스 브로치 가운데에 작은 '뒤꽃이'를 살짝 꽂아두었답니다. 두 가지 악세사리가 마치 하나인 듯 잘 어울리네요.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마다 탐을 내며 물어보시는 물건 중 하나, 투호삼작 노리개입니다. 투호는 궁중에서 왕족과 궁녀들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단지 안에 화살을 넣는 놀이인데, 그 단지의 모양을 축소해 뚜껑을 덮어 '액厄'을 면하고 한 해를 편히 지내라는 뜻이 있다고 해요. 고급스러운 색상 배합과 섬세한 투호장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인분이 정말 기술을 다해 만드신 술 장식이 이 노리개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랍니다. 하얀 비취판 위에 전체적..
오리미한복 2011년 봄 디스플레이 오리미 쇼윈도우에 봄햇살이 찾아든 지 한참인데 3월의 끝자락에서야 봄 한복을 블로그에 선보이게 되었어요. 계절마다 블로그에 디스플레이를 소개해 드리고 있는데, 여기에도 오리미의 새 디스플레이를 기대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하얀 자수원단 양옆으로 요번 디스플레이의 두 한복 치맛자락이 살짝 엿보입니다. 햇살은 봄인데, 날씨가 영 따스해 지지 않는 요즘이네요. 이맘때 즈음이면 진달래 개나리 잔뜩 피어 봄기운을 폴폴 하고 흩뿌릴 시점일텐데... 꽃들도 아마 이게 왠일인가, 하고 있을 거에요. 짜잔, 첫번째 봄 디스플레이 의상입니다. 학순 실장님의 작품이죠. 붉은 색깔의 저고리가 강렬하죠? 바라보기만 해도 여성미가 정말 강렬하게 느껴지는 한복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패션잡지를 들추어 보면, 네온 ..
두 가지 분홍, 신부 털배자 둘 분홍, 분홍... 앞서 올린 핫핑크 누빔 털배자에 이어 겨울의 마지막 털배자들은 모두 분홍이군요. 색상과 무늬가 다른 분홍에 하얀 밍크털을 두른 털배자 두 벌을 소개합니다. 꽃들과 복주머니가 정교하게 금실로 놓아진 분홍 원단 털배자입니다. 딱 예쁜, 분홍에 반짝 거리는 금실 포인트로 청순발랄하게 입을 수 있는 신부 털배자. 두 번째 분홍 털배자는 위의 것보다 한층 더 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훨씬 은은한 분홍색의 바탕색도 그렇고, 금색 무늬가 전체적으로 놓여져 있지만 그리 반짝이지 않고 아주 은은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위의 배자보다 이 배자는 좀 더 차분하고 은은한 느낌으로 입을 수 있겠죠. 하지만 배자만 보는 것과는 또 다르게, 속에 어떤 색의 저고리를 입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바뀔 수도 있어..
핫핑크 누빔자수 털배자 강렬한 핫핑크색에, 만개한 분홍 꽃넝쿨이 가득 수놓아진 신부 털배자입니다. 일전에 올렸던 어머님 자수 털배자의 신부 버전처럼 느껴지지 않으세요? 어머님 털배자도 아래에 다시 한번 올리니 두 배자 한번 비교 감상해 보세요. 신부 배자는 그것대로 발랄하며 톡톡 튀는 멋이 있고, 어머님 배자는 고상하면서도 화려한 멋을 가지고 있답니다. 어머님 털배자에 훨씬 자수가 그득히 놓여 있어 훨씬 고급스러운 멋이 나기도 해요. 자수가 가득 놓여 있지만, 배자의 기본 색이 아주 차분하며 중후하고 검정 모피가 분위기를 정돈해줍니다. 안감도 발랄하게 노란색으로, 귀여운 노랑 매듭과 함께 마무리했어요. 점심 햇볕은 덥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나 따스해진 날씨, 겨울과 함께 털배자를 입는 시기도 점차 지나고 있지만 내년 겨울을 기약..
오리미 아기한복 - 설빔, 십장생 자수 돌 띠 두 아이가 한복 곱게 차려 입고 털 달린 목도리까지 두르고 어디 나들이를 갈까요. 복주머니 들고 새뱃돈 받으러 가는가보죠. 설날, 설빔 차려 입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 드리러 가는 아이들의 모습 같죠? 분홍빛 저고리와 배자를 차려입은 남자 아이의 허리에 둘러진 것은 '돌띠' 입니다. 돌띠는 아이의 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허리에 매어 주는 띠 입니다. 옜날에는 등 쪽에서 보이도록 매는 것이었는데, 현대로 오면서 사진 촬영 등을 위해 점점 앞쪽에서 수가 보이도록 매는 것이 되었어요. 돌 띠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를 수놓습니다. 그리고 다섯 개 달린 주머니는 오곡주머니에요. 함 포장을 할 때에도 '오곡 주머니' 가 들어가지요. (참조: 2010/12/25 - 오리미한복 함싸기, 함포장) 오복 (다섯..
오리미 겨울 디스플레이_ 파란 한복 한 벌 지난 겨울 시즌 디스플레이 중 단연 눈에 띄는 파아란 한복 한 벌 입니다. 사진으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아, 파랗다' 란 말이 저절로 나오는 파란빛 원단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허리의 금색원단과 저고리의 아름다운 곡선, 치마의 주름이 맞물려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죠. 목 위로 올라오는 깃 하며 자신감 있는 어깨 모양, 그리고 무엇보다 이 파란 색. 아무나 어울릴 색의 옷은 아니라, 이 옷이 어울릴 그런 멋진 여성을 떠올려 보는 것도 즐겁네요. 그리고 이 옷을 보시는 다른 분들이 떠올릴 사람이 누군지도 매우 궁금해 지네요. 디스플레이 하기 전 실내 비단 조각보 앞에서 한 컷. 치마의 볼륨도 상당히 독특하죠? 한 쪽으로 치우친 볼륨이 포인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