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미 쇼윈도우에 봄햇살이 찾아든 지 한참인데 3월의 끝자락에서야
봄 한복을 블로그에 선보이게 되었어요.
계절마다 블로그에 디스플레이를 소개해 드리고 있는데,
여기에도 오리미의 새 디스플레이를 기대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하얀 자수원단 양옆으로 요번 디스플레이의 두 한복 치맛자락이 살짝 엿보입니다.
햇살은 봄인데, 날씨가 영 따스해 지지 않는 요즘이네요.
이맘때 즈음이면 진달래 개나리 잔뜩 피어 봄기운을 폴폴 하고 흩뿌릴 시점일텐데...
꽃들도 아마 이게 왠일인가, 하고 있을 거에요.
짜잔, 첫번째 봄 디스플레이 의상입니다.
학순 실장님의 작품이죠.
붉은 색깔의 저고리가 강렬하죠?
바라보기만 해도 여성미가 정말 강렬하게 느껴지는 한복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패션잡지를 들추어 보면, 네온 색이며 원색들의 조합으로 강렬한 색채미를 자랑하는 컬렉션들이 많더라구요.
외국의 여느 패션 컬렉션 못지않게, 우리의 한복으로도
그보다 더욱 아름다운 색깔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 오리미에서 언제나 자부하는 것이죠.
한복의 치마 여밈 꾸밈새 한번 보세요. 어쩜 저리 예쁘게 꾸며 놓았는지...
디스플레이 한복을 담당한 학순 디자이너님의 감각과 센스야 늘 칭찬해도 부족하죠.
이렇게 치마 여밈을 가지고 멋을 부리는 것은 단순히 디스플레이용으로만 보이시겠지만,
실제로 조선 시대에 저렇게 여밈으로 멋을 부리는 방법이 무려 스무 가지나 넘었다고 해요.
지금의 모습은 그걸 좀더 현대식으로 해석해 본 것이라는 학순 디자이너님의 말씀-
은은한 잎 무늬가 언뜻언뜻 드러나는 치마 원단은 오리미 디자이너들이 좋아라 하는 원단이기도 합니다.
저고리와 치마의 디자인 그리고 악세사리가 화려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화사함은
이 치마의 원단도 한몫 하고 있죠.
저고리에 멋을 낸 자마노 펜던트는 역시 오리미에서 늘 그렇게 꾸밈하듯
목걸이로 걸어도 브로치로 달아도 멋스러운~
한쪽에서는 자수 경대가,
거울로 들어오는 환한 봄 햇살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비추고 있답니다.
아는 분께서 손수 만들어 주신 기러기 나무조각과 화관, 작은 자개함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놓여져 있죠.
이번 한복도 앞서 소개한 한복 못지않게 매력적인 옷입니다.
보랏빛 옥사 저고리 사이로 연두빛 안감 보이시나요.
잘 보시면 보랏빛 원단 아래 안감을 연두빛으로 두어
아주 오묘한 색깔의 저고리가 만들어 진 것이 느껴지실 거에요.
그냥 보랏빛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색감이 탄생하죠.
실제로 보시면 형광색에 가깝게 환하게 느껴지는 치마인데,
사진으로 그 환한 느낌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두 한복 다 너무 아름다운 색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둘 중 어느 하나 택하라면 선뜻 집기 힘들 것 같아요. (물론 또 아무에게나 어울리지 않겠지만요 ^_^)
저고리에는 금파브로치를 달아주었구요.
실루엣이 참 깔끔하지만
색상만으로도 충분히 존재감을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번 봄 한복들입니다.
한복들만큼이나 자기만의 아름다운 색상을 내보이고 있는 이쁜 꽃들도
오리미 한뼘화단에 새로 심어주었어요. 이번엔 수선화와 무스카리, 물망초를 심었는데
새식구가 된 화단의 예쁜 꽃들은 곧 다시 소개해 드릴께요.
디스플레이를 한껏 감상하고 들어오니 현관에는 귀여운 핑크색 아이 꽃신이
멋부린 발끝 모양으로 놓여져 있네요.
매일 오후 들어오는 이 따스한 햇살처럼 날씨도 따스해 졌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 포스팅에 디스플레이 악세사리 소품들 마저 소개해 드릴께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