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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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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 규방소품 주머니 삼총사가 낮의 햇볕을 쐬려고 장 위에 도닥도닥 모여있지요. 모란이 잔뜩- 수놓아진 청색 홍색 두루주머니에요. 모란은 참 오랜시간 어디에나 인기인 소재죠. 매화가 꽃핀 동실동실 바늘겨레. 옛 여인들이 바늘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남은 천조각으로 모양을 만들고 솜이나 머리카락을 채워 만들던 바늘겨레. 재미있게 생긴 요녀석들의 정체는- 요렇게 스윽 힘을 주면 살짝 벌어져 작은 악세사리들을 넣어두는 용도지요. 모란과 꽃들이 수놓아진 사각형의 바늘 방석엔 오리미 작업실의 흔적이 남아있네요~
남색빛 금박자수 털배자 요즘 하얀 모피로 만든 밝은 색의 털배자만 소개했었죠? 금박 테두리로 곱게 수논듯 화려한 남색빛 원단으로 배자를 만들고 이번엔 검정 밍크털을 둘렀어요. 안쪽에 슬쩍 보이시나요, 새빨간 안감이. 배자는 원래 추운 북쪽지방에서 방한용으로 동물의 털을 두어 착용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개화기를 거치면서 장식적인 용도로 많이 입었다고 해요. 그 당시에도 아주 고급 비단을 사용하고 모피를 넣어 양갓집 규수들의 사치품으로도 아주 애용되었다고~ 보드라운 털이 달린 고운 배자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싹 흐르며 "아우- 이쁘다!" 가 저절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보시는 손님들 보두 그러시는 거 보면, 제 눈에만 예쁜건 아닌거 맞죠?
진주반지와 초롱꽃망울 비녀 세트는 아니지만 꽃을 모티브로 한 두 제품을 함께 놓아봤어요. 초롱꽃이 망울망울 달린 비녀와 분홍이 하양이 담수진주가 서로를 감싸는 모양의 반지에요. 작고 아담한 초롱꽃아래 진주들이 올망졸망 흔들립니다. 머리를 올려틀고 꽃아주면 단아하면서도 아주 귀엽게 예쁠 비녀- 살짝 톤 다운된 분홍색과 하얀색의 진주로 만들어진 반지는 참 차분하고 단아한 느낌이죠. 진주는 어디에 매치해도 여성스러움을 물씬-! 풍기며 잘 어울리는 만능 아이템.
연두빛 신부 털배자와 매화꽃 치마 매화가 수놓인 붉은 치마는 실제로 보면 훨씬 화려해 보인답니다. 하지만 마냥 들뜨는 그런 화려함이 아니라! 묵직한 화려함이랄까요. 정말이지 다양한 배자들이 선보여지고 있답니다. 요 배자는 연두빛으로, 하얀 모피털과 함께 디자인되었어요. 털배자는 물론 방한용으로써 입는 용도도 있지만 사실 한복의 느낌을 색다르게 바꾸어 주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아주 패셔너블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모피가 둘러진 털배자는 입은 사람을 정말이지 '있어 보이게 하는' 힘이 있달까요, 호호. 따스히 챙겨입고 나들이를 막 나서려는 아씨같지 않아요?
자마노 반지, 귀걸이와 상아빛 누빔 털배자 상큼한 노랑 고름이 달린 누빔 털 배자. 실루엣은 잘 보이진 않지만 너무 예쁘지 않나요, 가을겨울을 맞아 여러 색깔과 종류의 배자 샘플을 계속 디자인하고 만들어보고 있답니다. 사실 이 글의 주인공은 자마노 악세사리인데, 배자 이야기가 먼저 나와버렸네요~ 아주 깔끔한 모양의 자마노 보석에 단아한 잎사귀 두 조각씩 얹어 정갈한 모습이지만 옆 라인은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곡선으로 만들어졌어요. 추워지는 겨울, 사람들의 옷차림이 점점 어두워지는 계절이에요. 하지만 언제나 다양한 빛깔로 반짝이는 이곳에서 아름다운 빛깔과 모양들로 옷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하답니다. 보시는 분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_^
진한 노란 빛 머금은 호박 반지 정말 깊어 보이는 찌인-한 노란빛이 호박의 매력을 잔뜩 살려 주는 반지입니다. 가을날엔 은행잎 같은 진한 빛으로, 봄날엔 설레이는 맘 같은 들뜬 밝은빛으로 느낄 수 있는, 고런 멋 느껴지지 않나요? 호박은, 소나무류의 나무에서 나오는 송진이 수천년에서 길게는 수억만년까지 지하에서 굳어져 화석처럼 변한 것이라지요. 예전에 쥬라기공원 영화를 보신 분들은 모두 기억하실거에요. 호박속에 굳어버린 모기로부터 공룡의 DNA를 추출해서 공룡을 재현하잖아요. 호박 속에 굳은 생물은 온전한 상태로 보관되기 때문에 연구자료로도 귀하게 쓰인다죠. 그만큼 긴긴 시간과 세월을 담고 있는 만큼 이야기도 무궁무진한 보석이 호박이 아닐까 싶어요. 호박(Amber) 은 제 안의 과거의 어느 한 순간을 품고서 나를 찾아온다. 저 푸른 ..
한뼘 화단에 색색깔 가을 국화 가을을 맞이해서 몇주 전 가게앞 한뼘 너비 화단에 국화를 가득 심었답니다. 아리땁던 여름 국화 녀석들은 때아닌 장마비에 맘아프게 스러졌는데... 올가을 잘 나주길 바라면서- 국화만 있음 심심하니 어디서나 잘 자라는 아이비들도 함께 데려왔죠. 물에 하나 똑 꽂아 두어도 쑥쑥 잘만 자라는 아이비! 국화와 함께 이가을 화단에서 가게앞을 신선하게 빛내주렴. 찐한 주황과 환한 노랑빛이 합쳐진 요 색깔 국화도 매력있죠. 기둥에 올려두는 화단에도 요렇게 샛노란 가을국화를. 오리미 한뼘 화단은 요렇게 가게 앞을 쪼르르 빛내주고 있답니다. 때이른 추위가 슬쩍 물러선, 따스한 주말의 오후입니다.
한복 토시와 풍차 _추운 겨울날에도 맵시있는 한복 보기만 해도 푸근한, 뽀얀 양털이 보들보들... 얼마 전 겨울이 갑자기 와버린 듯 한, 때이른 추위로 깜짝 놀랐었죠. 가을겨울 시즌에 새신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털배자 이외에 요 한복 털 토시, 그리고 풍차가 있지요. 풍차는 겨울에 쓰는 방한용 모자에요. 귀볼을 덮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구요, 풍차(風遮)라 부른답니다. 한복에 착용하는 방한모가 은근 종류가 많답니다. 조바위, 남바위, 풍차, 볼끼, 아얌, 털 벙거지, 굴레 등등.... 오리미에선 에메랄드빛 비단에 옅은 분홍 문양이 새겨진 누빔 원단으로- 토시 양끝엔 물범털을 대었고, 토시 안은 양털을 가득 채워 만들어봤어요. 물론 풍차 안쪽에도 따스~ 한 양털이 가득이죠~ 가락지를 끼고 토시도 착용해 봅니다. 이만하면, 팔만 보아도 양반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