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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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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 매장 앞, 은행잎 카페트가 깔렸던 어느 날 비가 내렸던 어느 날, 오리미 매장 앞 커다란 은행나무가 은행잎을 전부 떨군 탓에 매장 앞엔 샛노란 은행잎 카페트가 깔렸습니다. 정말 멋지죠? 비도 왔고, 햇살 한 점 없이 흐린 날이었지마는 은행잎 덕분에 매장 앞이 환하게 빛났던 날이에요. 사실 제 스스로 몸을 흔들어 잎들을 떨궈 냈다기보다는, 아침에 와서 은행들을 따 간 분들 덕분이라 은행나무는 좀 억울하기도 하겠지만요. 은행 열매를 열구지 않는 수컷 은행나무는 암컷 은행나무 옆에서 얄밉게도 이렇게나 풍성한 잎을 자랑합니다. 매장 앞 은행나무 기둥에 미처 떨어지지 않은 자그마한 은행잎이 붙어 있습니다.아마도 아직은 떨어질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미처 아쉬워 그러는지도 모르겠어요. 남아 있던 늦가을의 흔적도 은행잎과 함께 마무리 되고, 이제 정말 겨울입..
아이들이 들에서 꺾어 온 들풀들로 만든 오리미표 꽃꽃이 요즘은 따로 꽃 시장에 가서 꽃을 사오지 않고 집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꽃꽃이를 해 놓곤 합니다.지난 번에 집에서 농사짓고 남은 쪽파에 이어... 이번엔 그래도 나름 농작물이 아닌, 꽃을 가져와 보았어요. 게다가 이 식물들의 사랑스러운 점은 저희 아이들이 집 주위를 산책하며 꺾어 온 것들이라는 점이랍니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집을 지어 살고 있는 덕에 집 주위는 콘크리트 바닥보다 흙이 더 많아 온갖 식물들이 자라고 있거든요. 꺾으면 금방 시드는 들꽃이지만 질기게 자라서인지 서울에 와서도 아직 싱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들꽃에서만 볼 수 있는 소박한 느낌의 분홍빛 참 예쁘지요. 이 꽃꽃이 화병 안의 식물들도 모두 저희 동네에서 아이들이 한아름씩 꺾어 온 풀들이고요.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으면 모르..
어느 여름날 오리미 식구들의 단순작업시간 카메라에 담아 두었던 어느 여름날 풍경입니다. 이제야 꺼내 보니 또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구나 싶은 일들인데요.가끔 머리가 복잡하고 작업에 집중이 되지 않는 날이면 이렇게 단순작업을 꺼내어 해치우는 것이 오히려 실속있답니다.이날도 그래서 다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원단을 펼쳐 놓고 미뤄두었던 작업을 시작합니다. 원단을 가득 펼쳐 놓고 손으로 뭐 하는 것일까, 상상이 가시나요? 얼핏 보면 바느질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요. 하지만 실상은, 바느질이 아니라 바로 원단을 저희가 원하는 대로 다듬는 일이랍니다. 사진에 보이는 금사를 손으로 하나하나 잡아서 제거하고 있었거든요. 저 부분은 원단을 뒤집은 모습이랍니다. 대체 멀쩡한 원단에 짜여진 금사를 왜 잡아 뺄까 싶으시겠죠.오리미에서는 매 분기별로 새로운 원단을 개발..
아름다운 한복 실루엣을 위한 오리미의 집착, 맞춤 속치마 비가 내내 오던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돌아왔습니다. 반가운 주말을 금새 떠나 보내고 찌뿌두둥한 몸으로 출근한 오늘은 모두가 힘겨운 오전이겠죠. 물 화단에 동동 띄워 놓은 오리미의 작은 꽃 사진으로 아주 살짝이나마 눈으로라도 활력을 받으시길 바라며이 비가 딱 그치고 나면 완연한 봄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바쁜 주말에는 손님들과 마주앉아 긴긴 상담을 통해 옷을 결정하는 일들을 많이 하는지라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저희가 상담하고 있는 모습만을 보셨을 텐데요.주말에 비해 상담이 적은 평일에는 모두가 작업실에 들어가 머리 질끈 묶고 옷을 직접 만듭니다. 그 중, 가장 고생이 많은 작업인 데에 비해 어쩌면 가장 조용하게 티나지 않는 작업. 요 속치마가 아닐까 싶어요. 저희의 옷들은 모두 맞춤 옷인지라 손님의 사..
오리미 함포장 살짝 엿보기 _리모와 함 포장, 예단 포장 지난 주말에 진행했던 함 포장을 살짝 소개해봅니다.오리미에선 자주 함 포장을 하곤 하는데요, 아무래도 손님들의 프라이버시가 있어 처음부터 촬영하는 것이 쉽진 않아몇 년 전에 한 번 촬영하고는 통 소개하지 못했었죠. 이번 함 포장은 캐리어 함포장과 동시에 약간의 함놀이를 하신다기에 어깨끈을 단 함 포장입니다. 읏쌰읏쌰- 둘이 잡고 이리저리 보자기를 묶고, 어깨끈이 잘 맞는지도 살짝 메어 봅니다. 은색의 리모와 캐리어 안에는 예단 포장을 해 드린 물품들이 들어가 있는데요, 요건 촬영을 미처 하지 못한 관계로... 소청 원단을 쭉 개어 만든 어깨끈을 캐리어에 둘러 메줍니다.캐리어가 워낙에 크기가 커서 원단이 살짝 모자라 어깨끈이 넉넉하진 않아 살짝 아쉬웠지만! 함놀이를 하기엔 충분하도록 모두 메어졌습니다. 저..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5년 새해를 맞이하며.오늘도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의 2015년 한 해에 행운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저희가 아끼는 진주 금사 자수 복주머니에 올해의 복을 가득 담아 기원하니,저희가 보내는 복들이 요 복주머니들처럼 반짝반짝하고 우아하게 전달될거라...믿습니다. ^_^ 언제나 구정이면 1월 1일경에 했던 다짐, 소망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이미 두어 달 동안 지켜지지 않았던 결심들을 괜히 한 번 더 다져보기도 하는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온가족이 모여 수다 떠느라 바쁜 것이 우선이지만요. ^^ 그래도 이번 명절은 휴일이 길어, 가족 모임이 끝나고도 며칠의 여유가 남으니 다들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설날 아침, 모두들 어른께 예쁘게 멋지게 새배 하시고..
설 맞이 오리미 책 추천, 셋. <설빔 - 남자아이 고운 옷> 조카 구정 선물, 설 선물 추천 세 번째 추천 그림책은 '설빔-남자아이 멋진 옷(배현주 지음/사계절 출판사)' 에요. 앞서 소개한 '설빔-여자아이 고운 옷'의 같은 시리즈죠. 한 장 한 장이 너무 어여쁘고 귀여워 감탄을 자아냅니다. 아이가 할아버지 서재에서 윷을 던지고, 연의 실타래를 풀어재끼고 방을 한참이나 어질러 놓는 모습이 귀엽고 익살맞게 표현되었죠. 이렇게 오리미 누빔 이불 위에 놓아도 어여쁜 책. 빠알간 양단 치맛자락에 놓고 보니 더 아름다운 책. 오리미 매장의 선반 한 구석에 두어도 이렇게 세트처럼 어우러지는 책입니다.
설 맞이 오리미 책 추천, 둘. <설빔 - 여자아이 고운 옷> 조카 구정 선물, 설 선물 추천 오리미의 설 맞이 두 번째 추천 그림책은 '설빔-여자아이 고운 옷(배현주 지음/사계절 출판사)' 입니다. 표지만 봐도, 왜 저희가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는지 아실 수 있으리라 믿어요. 그야말로 '설'에 오리미가 추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책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책을 써 주시고 그려 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설날 아침에 일어나 즐겁게 한복을 입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앙증맞고 아름답게 그려졌습니다. 우리네 어릴 적만 해도 모두 설날이면 한복을 입고, 잘 입을 줄 몰라 할머니에게, 어머니에게 징징대며 입혀 달라고 조르던 모습들이 눈에 선한데요. 평상시에 입기 편하지 않아 일생에 몇 번 입지 못하는 한복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일 년에 두 번, 설날과 추석의 명절에라도 아이들에게 어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