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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 이야기

아이들이 들에서 꺾어 온 들풀들로 만든 오리미표 꽃꽃이


요즘은 따로 꽃 시장에 가서 꽃을 사오지 않고 집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꽃꽃이를 해 놓곤 합니다.

지난 번에 집에서 농사짓고 남은 쪽파에 이어... 이번엔 그래도 나름 농작물이 아닌, 꽃을 가져와 보았어요. 


게다가 이 식물들의 사랑스러운 점은 저희 아이들이 집 주위를 산책하며 꺾어 온 것들이라는 점이랍니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집을 지어 살고 있는 덕에 집 주위는 콘크리트 바닥보다 흙이 더 많아 온갖 식물들이 자라고 있거든요. 


꺾으면 금방 시드는 들꽃이지만 질기게 자라서인지 서울에 와서도 아직 싱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들꽃에서만 볼 수 있는 소박한 느낌의 분홍빛 참 예쁘지요. 






이 꽃꽃이 화병 안의 식물들도 모두 저희 동네에서 아이들이 한아름씩 꺾어 온 풀들이고요.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으면 모르겠을 정도로 나름 멋스럽지 않나요? 





큰 강아지풀 같은 요 식물의 이름은 슈크렁이랍니다.

얇고 보솔보솔한 털 좀 보세요. 빨갛게 물들어 있는 털에서 가을 느낌이 물씬입니다.


슈크렁의 주위를 둘러싼, 가느다란 가지 끝에 조그마한 갈색 꽃이 달린 요것은 오이풀이고요. 

구기자 크기 만한 갈색의 덩어리는 바로 오이풀의 꽃이랍니다. 

저렇게 자그마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름 꽃의 형태를 촘촘하게 갖추고 있답니다.





이렇게 자세히 보면, 시골길을 걸을 때 길가에서 많이 보던 모양새들이 기억나실 것 같아요.

시골길이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의 산책로에서 은근히 자주 보실 수 있을 들풀들이랍니다. 





그리고 마치 문어다리마냥 동글동글한 열매를 달고 있는 식물은 '자리공' 이라는 식물이고요.

붉은 줄기와 줄기가 뻗은 독특한 모양새가 꽃병에 담기니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그리고 이 화병 안에 숨어있는 재미는 요녀석, 벼 랍니다. 

익어 머리숙인 벼는 그야말로 가을의 상징이죠. 

도시를 떠나 교외로 나가 자연 속에 사니 매일매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계절을 느낄 수가 있어 좋답니다. 





금새 가을이 온다 싶었는데, 어느덧 추석이네요. 

모두들 즐겁고 화목한 추석, 웃음 가득 행복이 가득한 연휴가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