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담아 두었던 어느 여름날 풍경입니다. 이제야 꺼내 보니 또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구나 싶은 일들인데요.
가끔 머리가 복잡하고 작업에 집중이 되지 않는 날이면 이렇게 단순작업을 꺼내어 해치우는 것이 오히려 실속있답니다.
이날도 그래서 다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원단을 펼쳐 놓고 미뤄두었던 작업을 시작합니다.
원단을 가득 펼쳐 놓고 손으로 뭐 하는 것일까, 상상이 가시나요?
얼핏 보면 바느질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요.
하지만 실상은, 바느질이 아니라 바로 원단을 저희가 원하는 대로 다듬는 일이랍니다.
사진에 보이는 금사를 손으로 하나하나 잡아서 제거하고 있었거든요. 저 부분은 원단을 뒤집은 모습이랍니다.
대체 멀쩡한 원단에 짜여진 금사를 왜 잡아 뺄까 싶으시겠죠.
오리미에서는 매 분기별로 새로운 원단을 개발하고 주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옛날 원단을 찾아내어 구입하는 일도 꾸준히 하고 있답니다. 외국 말로는 '빈티지 패브릭' 이겠죠? 기계가 발달되고, 사람들이 찾는 한복 원단의 범위가 비교할 수 없게 한정적으로 줄어든 짜여진 현재보다 한복의 수요가 많던 과거의 원단들 속에서 훨씬 더 독창적이고 재미나며 아름다운 원단을 찾을 수 있거든요.
그렇지만 그렇게 구한 모든 원단이 저희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을 순 없겠죠.
이 원단은 짜임이나 무늬가 재미있지만 대신 문양 가운데 놓여진 저 금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해 보았답니다. 원단을 짤 때 아주 깔끔하게 작업된 덕분인지 저희의 손으로도 다행히 아주 깔끔하게 제거가 되었답니다.
가장 손이 빠른 대표님의 손길입니다.
제 자리를 잘못 잡고 있던 못난이 금사들이 마구마구 제거되고 있습니다.
넷이나 둘러 앉아 함께 작업하니 아쉬울 정도로 빨리 단순작업의 시간이 지나가 버렸었더랬죠.
오리미한복의 어느 여름날 풍경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