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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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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한복 - 카키 저고리에 은은한 회보라빛 치마 카키색이라 적었지만 카키보다는 우리말 '풀색' 에 더 가까운 색으로 만들어진 옥사 저고리입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얼굴색과 분위기에 따라 어울리는 디자인과 색이 있지만 또 나이에 맞게 어울리는 색상과 원단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복은 나이가 드신 분들일수록 더 세련되고 멋진 디자인들이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은근히 과감하고 강렬한 색상도 잘 어울리시는 분들이 중년층 분들이시거든요. 보랏빛도 아닌 풀색빛깔이라 하기에도... 무슨 색이라 해야 할지 애매하지만 일단 그 '빛깔' 이 참으로 재미나고 아름다운 치마입니다. 이렇게 오묘하면서도 다양한 빛깔을 내는 비결은 오리미의 마법같은 색채궁합이랄까요. 안감을 연두빛 원단으로 두어, 꽃잎무늬가 그려진 원단의 매력을 배로 살렸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
오리미한복 2011년 봄 디스플레이 - 악세사리 어제 올린 오리미 봄 디스플레이 잘 감상하셨나요? 오늘은 올해 봄 디스플레이 중 악세사리들만 골라서 소개하려고 해요. 윗 사진은, 금부와 앤틱실버로 장식된 오닉스 브로치 가운데에 작은 '뒤꽃이'를 살짝 꽂아두었답니다. 두 가지 악세사리가 마치 하나인 듯 잘 어울리네요.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마다 탐을 내며 물어보시는 물건 중 하나, 투호삼작 노리개입니다. 투호는 궁중에서 왕족과 궁녀들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단지 안에 화살을 넣는 놀이인데, 그 단지의 모양을 축소해 뚜껑을 덮어 '액厄'을 면하고 한 해를 편히 지내라는 뜻이 있다고 해요. 고급스러운 색상 배합과 섬세한 투호장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인분이 정말 기술을 다해 만드신 술 장식이 이 노리개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랍니다. 하얀 비취판 위에 전체적..
오리미한복 2011년 봄 디스플레이 오리미 쇼윈도우에 봄햇살이 찾아든 지 한참인데 3월의 끝자락에서야 봄 한복을 블로그에 선보이게 되었어요. 계절마다 블로그에 디스플레이를 소개해 드리고 있는데, 여기에도 오리미의 새 디스플레이를 기대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하얀 자수원단 양옆으로 요번 디스플레이의 두 한복 치맛자락이 살짝 엿보입니다. 햇살은 봄인데, 날씨가 영 따스해 지지 않는 요즘이네요. 이맘때 즈음이면 진달래 개나리 잔뜩 피어 봄기운을 폴폴 하고 흩뿌릴 시점일텐데... 꽃들도 아마 이게 왠일인가, 하고 있을 거에요. 짜잔, 첫번째 봄 디스플레이 의상입니다. 학순 실장님의 작품이죠. 붉은 색깔의 저고리가 강렬하죠? 바라보기만 해도 여성미가 정말 강렬하게 느껴지는 한복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패션잡지를 들추어 보면, 네온 ..
오리미 작업실 엿보기 두번째 누비 저고리를 만들고 있는 예심 디자이너님의 손길이 섬세하게 움직입니다. 절에 다니시는 손님이 입으시려고 맞추신 하얀 누비저고리를 한땀한땀 꿰메는 중이랍니다. 누비 저고리의 안쪽을 다듬는 중인데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렇게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안감의 바이어스가 들뜨지 않게 손바느질로 꿰메는 중이죠- 옆에선 한창 오리미한복 윈도우에 겨울용으로 디스플레이될 새로운 옷들이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누비선을 놓기 전에, 매서운 눈으로 위치를 결정하고 계시는군요. 일정이 바빠 조금 늦어진 겨울 디스플레이를 위해 한창 바빴던 작업실 구석구석이랍니다. 지금은 디스플레이가 완성되어 멋진 모습을 뽐내고 있는데, 날씨 좋은 날 곧 담아 올릴께요. ^_^
은과 흑비취로 만들어진 꽃잎 브로치, 반지 지금껏 소개했던 악세사리들과 살짝 다른 느낌의 스타일의 브로치와 반지입니다. 은으로 만들어진 큼지막한 꽃잎 가운데 흑비취가 강렬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요. 한복 위의 겉옷이나 스카프, 퍼 등에 꽃아 두면 인상적일 듯 합니다. 반면 반지는 꽃잎이 작게 축소되어 있어 사뭇 귀여운 느낌도 들지 않나요? 우아하면서도 독특한 모양새를 지닌 브로치와 반지에요. 은은하지만 살짝 거칠게 다듬어진 은 꽃잎은 회색빛을 띄고 있어 다양한 색의 옷에 거부감 없이 잘 어우러져 매력발산을 하고 있죠-
어머니 누빔자수 털배자 그동안 신부 배자만 잔뜩 만들어 올렸는데, 오늘은 어머니를 위해 만든 배자를 올려보아요. 아네모네 꽃넝쿨이 그득- 하게 수놓아진 털배자에요. 아주 화려하게 전체가 수놓아져 있지만서도 과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건 , 누빔 원단과 검정 모피의 차분한 색깔 조화 때문이 아닐까요. 지난번에 말씀드렸었지만, 이 배자가 개화기를 거치면서 양반집 규수들의 부를 드러내는 용도로도 많이 입어졌다고 했었죠? 우리 오리미 디자이너들의 손으로 이렇게 꼼꼼히 잘 만들어진 배자를 보면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이 배자가 참 고급스러움을 드러내기 좋은 아이템이지 않나, 생각해요. 새색시의 배자는 상큼하고 발랄해 보이는 느낌이 든다면 어머니의 배자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노련한 멋이 있달까나요. 뒷면에도 꼼꼼히 자수가 놓여 있지만 아네모네..
오리미 규방소품 - 골무 골무?? 땡!! 저희 딸래미가 손톱에 하는 메니큐어라고 하더라구요 ..... 너무 색이 이뻐선가요?? 웃음이나면서도 한복하는 애미를 둔 내딸이 이런데 요즘 아이들은 엄마손에 끼워있은 골무를 볼일이 없게구나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저도 일이 아니고선 집에서 바늘잡을 일이... 글쎄요~^^ 사실 제가 봐도 이 골무들은, 손자수에 색색의 모자이크까지 호사떠는 골무네요. 그죠? 쪼르르... 나른한 주말의 점심시간, 골무들 요리조리 세워두고 찍어봤답니다.
초록 저고리 초록....선입견... ...한복 저고리 중 초록색은 굳은 이미지가 있지요 새색시저고리..! 저도 시집 올 때 입었지만 생각하는 것 많큼 그리 보기 쉬운 건 아니지요. 제 눈엔 흰 드레스처럼 그때 아니면 입어보기 힘든 옷인데... 사람손길 닿은 것들은 시간이 가면 가치도 변하고 낡겠지만 다시 돌아보면 그때를 생각나게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저고리를 보며 저의 그때를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