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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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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의 겨울맞이, 2017년 겨울한복 디스플레이 준비 사진 속 은행나무가 아직 푸릇한 걸 보니, 막 노랗게 물들기 직전에 찍어 두었던 사진입니다. 늦게 찾아온 추위 덕분인지, 빨리 찾아온 추석 덕분인지 꽤 길고 따스하게 느껴졌던 가을을 보내던 날들의 기록입니다. 유독 바빴던 올 가을, 창가에 선 마네킹들이 새옷을 빨리 갈아입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지만 따스한 날씨와, 매주 새롭게 만들어낸 꽃꽃이 덕분에 심심하지 않게 창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대문 앞에 키우던 자리공이 씨가 말랐을 듯도 한데, 왕성한 기운을 가진 자리공은 끝없이 오리미의 꽃꽃이의 재료가 되어 줍니다. 오리미표 '자리공과 아이들' 시리즈를 만들어도 될 거에요. 모두모두 대문 안에서 키워낸 식물들과,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으로 제멋대로 자란 들꽃들을 함께 섞어 꽃바..
정갈한 디자인의 한복 한 벌, 카키색 삼회장 저고리에 진회색 치마 밝은 카키색의 저고리에 진빨강 양단으로 고름을 넣고, 은은하게 가로 줄무늬가 있는 진회색 치마로 정갈하고 단정한 한복 한 벌을 만들었습니다. 단정하다 표현하였지만, 그 표현이 '모범생 같다'거나 '고루해 보인다'라는 단정함이라기 보다는장식 없이 기본을 지켜 깔끔하게 만들어진, 입었을 때에도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단정함을 말하고 싶었답니다. 진회색 치마에는 군청색 안감을 넣어 푸른빛이 돌게 만들어 주었고요.이 배색은 언제나 세련된 느낌을 가득 주는 배색이죠. 치마의 색에서 느껴지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이 전체 한 벌을 보았을 때 물리적으로도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저고리에 이렇게 노란빛이 많이 들어가 있어도 여전히 그 느낌은 유지됩니다. 저고리에서 느껴지는 난색의 기운이 이 한 벌의 착장에 온..
고운 노랑색 수복 저고리 딱 봄이 오는 날씨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만 같은, 개나리가 떠오르는 노란색의 수복 저고리입니다. 천연염색된 노랑 원단에 금색 수복문양이 조화롭게 찍혀졌어요. 전체적인 모습이 아주 깔끔하면서도 색상은 아주 개성있고, (한복의 색상 중 어디 개성있지 않은 것이 있나 싶지만요.) 동정과 소매의 하얀색이 전체적인 한복의 마무리를 딱 잡아 주는 느낌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지요. 손으로 하나 하나 찍는 금박이라 더할나위 없이 예쁘죠. 카키색- 풀색 치마에 함께 매치해볼까요. 저고리의 노랑빛이 풀색과 함께 한 톤 다운되면서 차분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한 벌이 된 것 같죠. 단정하면서 성숙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엔 이 배색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엔 붉은 치마에 매치해봤습니다. 진한 빨강색이 저고리..
짙은 고동색 저고리에 새파란 치마 한 벌 천연 염색한 원단으로 만들어진 한복 한 벌입니다. 새파란 치마에 자주빛이 아주 살짝 도는 고동빛 저고리, 색의 대비가 아주 강렬하죠? 단색만으로 옷을 지을 때에는, 자칫하면 너무 수수해지거나 혹은 '없어 보이는' 디자인이 나올 수도 있기에 더욱 신경을 써서 옷의 틀을 잡고 패턴을 매만집니다. 무엇이든 기본적이고 심플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어렵기도 하다는 말이 생각나는 때이죠. 진한 색상이지만서도 천연 염색한 원단이라 힘없어 보이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 했어요. 하이얀 동정과 소매깃이 빳빳하게 옷을 잡아 주는 덕에 이 저고리는 정말 어디 하나 장식이 없는 듯 보이면서도 힘있는 저고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렇게 단색과 단색의 만남일 때에 더욱 그 존재가 빛날 삼작노리개. 흔하지 않은 색상이라 봄가을..
새신부의 남색 당의 주말의 봄햇살에 선명하고 진하게 찍힌 금박이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아, 고와라. 누가 새신부 당의 아니랄까봐 곱게 소매자락을 모으고, 정중하고 깔끔한 남색의 겉감 속에는 새파란 청보랏빛 안감이 숨어 있지요. 햇빛에 사뿐히 올라오는 파란빛이 아주 예쁘죠. 당의의 한가운데는 화려한 용보가 부착되었죠. 세 가지의 색상과 금사만을 사용해 자수를 놓은 탓에 강렬하면서도 혼자 튀는 곳 없이 차분하게 느껴지는 용보입니다. 왕과 왕비의 보에만 새겨지던 발가락 다섯 개 짜리 용, 오조룡보(五爪龍補) 에요. 막 지어진 새 옷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답니다. 이 옷의 하나뿐인 주인인 새 신부가 입었을 때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겠죠. 지난 겨울 지어 두었던 붉은 당의와 함께 비교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2011년 가을..
긴 겨울 끝에 다시 돌아오는 봄, 오리미한복 디스플레이 참 춥고 춥던 이번 겨울이 길게도 느껴졌는데요. 슬그머니 비치는 햇살을 보면 봄이 오는구나, 싶습니다. 다만 지난 주부터 갑자기 추워진 탓에 다시 긴장 좀 해야겠지만요. 지난주 부터 잔뜩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오리미 식구들을 보면 마음이 찡하답니다. 얼른 다들 싸악 나아야 할 텐데요. 햇볕뿐 아니라 바람까지 따스하게 부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 올해도 마음은 먼저 계절을 앞서갑니다. 벽면에 단정하게 걸린 옥색 치마입니다. 치마 속 밝은 연두 안감이 빼꼼, 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옥색 치마와 함께, 새빨간 속고름이 달린 보라색 은박 저고리가 걸려려 있지요. 소매에 특이한 자수가 예쁘게 놓여진 이 연보라 저고리가 올봄을 여기에서 장식해 주네요. 사슴 두 마리가 모란덩쿨 사이로 뛰노는 모스습이 금사, 은..
노랑 저고리에 분홍 치마, 고운 버선발 - 새색시 한복 (신부 한복) 요 귀여운 발 좀 보세요. 밝은 분홍 치마 아래로 쏙 나온 귀여운 버선발. 딱 신부 때에 입지 않으면 나중에 입기 힘든 색상들로 구성된 신부한복이랍니다. 발랄한 색을 사용했지만 저고리에 성숙한 이미지의 자수를 놓았기 때문에 너무 들뜨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죠. 은사와 금사가 섞인 자수를 놓으니 은박 금박에 못지 않게 화려해 보이기도 하고요. 소매에는 분홍 모란들 사이로 금사슴, 은사슴 한 쌍이 즐거이 뛰어 다니네요. 저고리의 연두 고름까지, 딱 신부를 위한 색상의 한복이에요. 요즘 오리미 매장에는 이 신부한복을 차려입은 마네킹이 요렇게 새침하게 살짝 치맛자락을 접어 들고는,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깜찍한 버선발을 보여 드리고 있답니다. 호호
오리미 머리 뒤꽂이 - 삼작 뒤꽂이들 한복을 입을 때 가장 아름다운 머리는 많이들 알고 계시고 또 TV속 사극에서 흔하게 보실 수 있는 올빽머리 혹은 가운데 가르마를 갈라 단정히 뒤로 넘긴 머리이죠. 아무리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있더라도 풀어헤친 웨이브 머리나 묶지 않은 긴 생머리는 말리고 싶은 모습 중 하나랍니다. 단정하게 빗어넘긴 머리는 단아하고 청순한 인상을 주지만 분명히 이 머리, 모습이 너무 심심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에요. 그런 분들께는 다른 헤어 악세사리보다는 한복과 가장 잘 어울리는 '뒤꽂이'를 가장 많이 권하곤 하는데요, 이번엔 짬을 내어 여러 가지 뒤꽂이를 촬영해보았답니다. 이 삼작 뒤꽂이는 노오란 호박, 붉은 홍비취, 영롱한 초록빛 비취 이렇게 세 가지로 맞춰졌답니다. 자그마한 원석과 과하지 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