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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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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와 잠자리 날라와 모시적삼이 나무 가지에 걸려 있네요. 볕 좋은 날 풀먹여 마르기를 기다리듯이 그옆을 나비와 잠자리가 지나갑니다. 두 녀석 모두 가끔씩 울 엄니 가슴에 날라와 쉬어 가던 브로치예요.
텃밭-결실을 맺고 있어요 도시라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매를 맺어준 고마운 가지에게 칭찬을 마구 마구 해주고 싶어요. 역시 토마토! 해마다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귀여운 다산의 상징-토마토! 이 땡초 이제는 빨갛게 되었어요. 자연의 염료는 정말 이쁘지요. 향이 증말 진해요. 점심 때 감자전에 주임님이 당귀로 고명을 얹지셨죠. 한입 베어물던 예심아씨 표정-슬쩍 놀라신것 저는 보았습니다. 당귀전-먹어 보셨는지요. 안먹어 봤음 말을 마숑 피망은 좀 부실합니다. 허나 자연적이지 않아요? 유!기농 유!기농 울 오리미 한복 화단에서는 열리기만 하면 대접받습니당.
울 엄니 모시 적삼과 브로치 우리 어머니는 유독 더위를 타셔서 여름이면 늘 고생이 많으시죠. 그래서 이르다 싶을 5월부터 모시를 입기 시작해서 가을 찬 바람이 불 때까지 모시를 필히 입으셨어요. 우리 어머니는 분명한 패션리더였어요. 분명 지금과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모시 하나를 입더라도 꼭 필히 하셨던 호박 나비 브로치 딱 위 사진에 있는 바로 그 브로치예요. 가장 아끼셨고 주변 분들이 다들 칭찬을 하실 때마다 은근히 자랑하며 매만지셨죠.
가게문을 두드리는 메뚜기 가게에 바깥 바람 좀 들여와야겠다 싶어 문을 살짝 열고 보니 바로 앞에 메뚜기가 와 있네요. 여기 근처엔 풀밭도 하나 없는데 이녀석 어디서 온 것인지... 도시에서 메뚜기라, 얼마만에 보는 건지 모르겠네요. 신기해서 요녀석좀 보라고 다들 불러 한번씩 구경했어요. 광복절인 오늘, 올림픽 공원에서 하는 행사 때문인지 우리 동네에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커다란 태극기도 띄워지고, 지나 가는 사람들만 구경해도 축제 같은 분위기였어요. 저 태극기는 왜 그리 흐릿할까 했더니 사람들의 손도장을 모아 만든 태극기라네요. 오늘 같은 날, 간만에 비도 안 오고 맑은 날이어서 참 다행이었죠?!
아기한복 남아 여아용 타래버선이예요 저도 신고 싶어요. 돌자리 여아 옷인데 쪼맨한 것(?)이 치마 자락을 벌써 챌 줄을 아네요. 남자 아이 배자에 놓인 손수가 뽀인트랍니다. 뭘까요? 삼족오? 저도 헷갈려 예심 아씨께 여쭤보니 봉황이라 합니다. 아~예``
한여름, 오리미 모시 이불 한여름 모시 이불 까슬거리는 시원한 느낌이 느껴지시나요? 때론 모시는 톡 쏘는 매력과 도도함을 가진 여자같기도해요.(혼자만의 생각이지만..^^) 개어놓은 이불과 패드입니다. 여러 예쁜 색을 모아 조각을 잇고 가운데는 자수를 놓고 한땀씩 손뜨개를 했지요. 모시라는 원단 소재는 저에겐 큰 숙제와도 같습니다. 어릴적 워낙 모시옷을 사랑하신 조부모님과 함께 자란 저는 초여름이 시작되면 당연히 모시 푸세(풀먹이기)를 했어요. 얼마나 모시 옷이 많던지 할아버지 모시 겹두루마기, 홑두루마기 중의적삼 그리고 할머니 속 고쟁이까지 더운 하루 종일 풀을 먹이기 시작해 점심 해먹고 저녁이 되면 끓인 풀에서 쉰낸가 살짝 날 정도였어요. 모시 올 하나 하나를 바로 잡고 차곡거려 접은 후 수건으로 덮고 그 위에 서서 한참이나 밟..
낮잠 베개 나란히 누워있는 작은 목침-일명 낮잠 베개를 찍은 사진을 보니 오늘 유난히 더 나른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 머리 맡 창문을 열면 목련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에서 동트기가 무섭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이 여름은 정말 피곤합니다. 하~~암 낮잠 베개 속에는 메밀을 아낌없이 넣어요. 메밀은 성질이 차다죠. `발은 따뜻하게 머리는 차게' 그래서 옛부터 사랑받나봐요 그리고 베었을 때는 넘 딱딱하지도 또 넘 푹 꺼지지도 않지요. 목에 쏙 밀착되어 편안함을 느끼도록 베개 중간이 살짝 들어가도록 만들어야 해요. 쉽게 만들려고 일자로 만들면 이것처럼 편하지 않아요. 사각 쿠션 베고 주무세요? 낮잠 베개 안베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용.
세상에 하나뿐인 오리미 테이블, 칸칸이 담긴 이야기들 오리미 매장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테이블이에요. 언뜻 멀리서 보면 그냥 테이블이구나, 하고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의자에 앉아 가만히 살펴 보면,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가구랍니다. 어머니가 처녀적부터 사용하시던 낡은 재봉틀의 다리..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재봉틀 발판에 발이 닿을 때면 옛 추억이 발끝부터 전해져 오는 자리에요. 한옥의 문처럼 칸칸이 나누어진 테이블 윗판을 만들어 재봉틀 다리와 함께 합치고 딱 맞는 유리를 맞추니 보기 좋은 테이블 모습은 갖추었죠. 요 테이블의 진짜 진가는 추억을 간직한 재봉틀의 다리 말고도, 앉는 순간 살펴보게 되는 칸칸 속 물건들이에요. 숲에서 다람쥐의 배를 채우고 남은 도토리 머리들. 요렇게 머리만 모아 두니 벌레 먹을 걱정 없고 올망졸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