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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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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을 연주하는 열여덟 소녀의 한복 열여덟, 너무나도 상큼하고 파릇한 나이의 소녀 손님이 입으실 초록 저고리입니다.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어서 연주할 때 입을 옷을 맞추었어요. 사실 지금은 한복이라는 게, 돌을 맞은 나이처럼 아주 어릴 때에 한 번. 그리고 결혼할 때에나 아니면 그 이후의 나이에 맞추시는 게 대부분이라 십 대나 이십 대 초반의 손님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 이런 십대 손님을 맞으면 참 반갑기도 하구요. ^^ 이 초록 저고리는 이렇게 밝은 분홍빛 치마와 함께합니다. 어떠세요? 소녀가 입으면 아주 화사하고 빛을 발할 것 같죠? 갸아금을 연주하는 모습이 발랄하고 상큼할 것 같다는 상상이 들어요. 색상에 차분함을 주기 위해 깃과 고름은 진한 자줏빛으로 두었습니다. 초록 저고리의 안감은 밝은 연두빛으로 두었지요..
빨간 저고리와 회색빛 치마의 조합, 어머님 한복 이제 오리미 블로그에 종종 놀러 오신 분들이라면 요런 은박, 금박과 저고리의 조화로움만 봐도 아, 이게 오리미 스타일이구나 라고 느껴지시지 않을까요? 그만큼 자신 있게 제일 잘 만들어내는 오리미의 스타일이죠. 언제나 오리미의어머니 한복이 그렇듯 차분하면서도 평범하게 묻히지 않는, 그런 한복 한 벌이랍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가로로 가는 선이 보이는 치마는, 멀리서 보면 은근슬쩍 드러나는 무늬도 가지고 있습니다. 보이시나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무늬처럼 눈에 띌랑 말랑 하는 것이 이 치마의 매력입니다. 입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ㅡ 가만 가만 움직이는 자세에서 조금씩 바뀌는 실루엣과 색상, 문양이 한복의 멋스러움 아니겠어요.
파아란 모시 저고리와 호박장미 브로치 어제 점심에 찍은 이 모시 저고리는 아직 완벽히 완성도 되지 않았지만 괜히 당장 꼭 찍어 보고 싶더라구요. 아마도 여름이 온 듯 무더운 햇볕 때문이었는지요. 다른 일에 바쁜 디자이너에게 얼른 완성해 달라고 조르기도 미안스러워 슬쩍 가져다 찍어 보았답니다. 모시 하면 생각나는 옅은 빛깔이 아닌, 진한 청록빛이 매력적인 저고리입니다. 요즘 오리미에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색의 한복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어요. 깊은 청록빛에 포인트가 되어줄 연노랑의 호박 브로치를 함께 매치해봅니다. 소매는 또 얼마나 이쁜지요. 오리미의 많은 브로치들이 그러하듯이 요 호박 장미 브로치도 원하는 목걸이 줄에 연결해 목걸이로도 연출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이 호박 브로치도 요즘 계절에 하면 참 산뜻하고 예쁠 악세사리인 것 같아요. 가..
물빛 한복과 뒤꽃이 비녀, 그리고 노리개 저고리와 치마가 같은 물빛인 이 멋진 한복엔 어떤 장신구가 어울릴까요. 은은한 빛을 옥 꽃과 금부 꽃들이 장식된 이 머리 뒤꽃이를 더하니 물빛 한복의 색이 더욱 청량하고 깊이 있어 보이지 않나요? 더불어 군데군데 금부장식으로 곁들여진 작은 꽃과 저고리의 금박까지 잘 어우러지니 금상첨화네요. 색이 더 옅고 푸른 치마 안감에 대어 보아도 참 잘 어울립니다. 함께 있어 화려하고 강렬하기보다는 은은하게 매력을 발해 주는 존재인 것 같네요. 이 비취 노리개는 어떨까요. 십장생이 조각된 깊고 푸른 초록색에 차분한 회색과 연두빛 술을 달았습니다. 노리개의 느낌만으로도 한복의 느낌과 입으신 분의 이미지를 달라 보이게 할 수도 있겠죠. 노리개에 달린 보석만큼이나 오리미에서 제일 신경을 쓰는 건 바로 이 술이랍니다. 짙은..
청명하고 시원한 물빛 한복 저고리와 치마 차분한 물빛과 깊은 자주색 고름이 만나 단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득히 찍힌 금박도 과해 보이지 않고, 긴 길이의 고름도 우아하게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지난 번에도 고름이 넓고 길이도 긴 한복을 소개했는데, 요 물빛 한복도 그렇게 고름이 넓고 길답니다. 역시나 조선 후기의 한복 양식이지요. 특이한 점이라면 저고리와 치마가 같은 색으로 만들어졌다는 거죠. 요 한복 역시나 아주 멋쟁이 손님이 맞추신 한복이랍니다. 이렇게 아래 위 같은 색을 소화하시는 분도 흔치 않으시지만, 멋지게 어울리는 분들은 또 얼마나 멋진지요. 아름답게 접힌 주름과 환한 빛깔의 안감. 요 안감 색 덕분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차분한 물빛 색 사이로 은은하게 청명하고 맑은 빛깔을 느낄 수 있죠- 이렇게 보면 옷이 참..
초록 저고리에 자주빛 고름, 연두빛 치마 - 한복과 악세사리 안감을 밝은 연두빛으로 두고 진한 초록빛 원단으로 만들어진 저고리입니다. 안감의 색상 덕분에, 차분해 보이지만 움직일 때마다 얼핏얼핏 보이는 밝은 연두빛이 아름다운 색상의 저고리가 만들어졌답니다. 여기에 넓고 긴 고름을 두르니 아주 멋쟁이 한복 한 벌이 구성되었죠. 고름이 이렇게 길고 넓은 건 조선 후기 한복 양식입니다. 조선 후기, 개화기에 가까워질수록 여인네들의 한복 고름의 너비는 점점 넓어지고 그 길이 또한 길어졌거든요. 반면 조선 후기 이전에는 저고리 옷고름이 훨씬 짧고 너비도 좁았죠. 그 시대의 유행따라 옷고름도 저고리 등길이도 다양했답니다. 이 이렇게 멋들어진 배색의 한복엔 고상한 천연 비취 노리개를 달아 주면 어떨까요. 아니면 노리개 대신 초록빛 추만옥(추마노) 반지와 귀걸이를 달아볼까나요...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문자도안 치마와 줄무늬 옥사 저고리 아주 오랜만에 장에서 꺼낸 저고리입니다. 가로로 잘게 잘게 들어간 줄무늬, 그것도 아주 정확하지 않은 굵기의, 미세한 차이들의 줄무늬라 더욱 매력있는 원단으로 만들어 진 저고리죠. 깊은 갈색빛 고름과 치마의 보랏빛이 은근하게 잘 어우러집니다. 먼저 오리미에서 한복을 지으시던 친정 어머니는 이렇게 문자나 도안이 들어간 원단으로 본인이 직접 지으신 치마를, 참 좋아라 하셨었죠. 이렇게 무늬가 많이 들어간 과감한 원단들은 아무리 이쁜 아가씨들 보다도 원숙미와 노련함이 엿보이는 어머님들이 참 소화를 잘 하시는 원단들이에요. 분위기에 따라 아주 점잖게도, 아주 화려하게도 입을 수 있는 치마이기도 하구요. 어떨까요. 이런 무늬를 가진 치마를 입고 계신 어머님은 어떤 이미지이시려나... 샘플로 만들어진 옷이니, 어떤..
사슴이 뛰노는 모란덩쿨 자수 저고리 한뜻한 분홍색과 무겁지 않은 회색이 배색된 옥사 저고리입니다. 하얀 동정과 분홍색이 어우러져 자수가 많이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참 깔끔한 느낌을 주지 않나요- 분홍빛과 은빛 자수가 활기찬 느낌을 주지만서도 회색빛 바탕 색상이 한 톤 눌러 주니, 은근한 멋부림 처럼 잘 어우러집니다. 금빛, 은빛 사슴이 아주 사이좋게 모란 꽃밭을 뛰놀고 있죠. 꼼꼼하게 그득히 놓여진 손자수가 너무 과하지 않은 것은, 면 보다는 선 위주로 전체를 풀었기 때문이죠. 며칠 전 신라호텔의 한복 입장 거부 뉴스를 보았답니다. 오리미 가족들도 실망을 금치 못했죠. 명실상부 어딜 가도 오히려 어서 오라며 함박웃음으로 맞이해 주어도 모자를 우리 한복인데 어쩜 현실이 이렇게까지 되었나 안타깝고 또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번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