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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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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와 잠자리 날라와 모시적삼이 나무 가지에 걸려 있네요. 볕 좋은 날 풀먹여 마르기를 기다리듯이 그옆을 나비와 잠자리가 지나갑니다. 두 녀석 모두 가끔씩 울 엄니 가슴에 날라와 쉬어 가던 브로치예요.
세상에 하나뿐인 오리미 테이블, 칸칸이 담긴 이야기들 오리미 매장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테이블이에요. 언뜻 멀리서 보면 그냥 테이블이구나, 하고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의자에 앉아 가만히 살펴 보면,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가구랍니다. 어머니가 처녀적부터 사용하시던 낡은 재봉틀의 다리..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재봉틀 발판에 발이 닿을 때면 옛 추억이 발끝부터 전해져 오는 자리에요. 한옥의 문처럼 칸칸이 나누어진 테이블 윗판을 만들어 재봉틀 다리와 함께 합치고 딱 맞는 유리를 맞추니 보기 좋은 테이블 모습은 갖추었죠. 요 테이블의 진짜 진가는 추억을 간직한 재봉틀의 다리 말고도, 앉는 순간 살펴보게 되는 칸칸 속 물건들이에요. 숲에서 다람쥐의 배를 채우고 남은 도토리 머리들. 요렇게 머리만 모아 두니 벌레 먹을 걱정 없고 올망졸망..
모시발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덥습니다. 비도 왔다가, 그쳤다가... 습도마저 높아서 참 끈끈한 여름, 살랑살랑 부는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져 모시발 사진들을 찾아 봤어요. 오리미 작업실로 통하는 문에 드리워진 하얀 모시발을 살랑이게 만들어 주는 시원한 바람- 벽에 드리워지기도 했다가, 작은 탁자에 드리우면 예쁜 탁자보가 되기도 하는 기특한 물건. 작업실에 걸려 있는 모시 치마들도 언젠가 찍어두었네요. 선비와 아낙네도 모시발을 뒤에 두고 미소짓고 있군요. 많은 분들의 휴가철인 요즘, 시원한 휴가 계획 세우셨나요? 휴가철에 오리미 가족들은 각자의 휴일을 조절해 언제나 오리미 문을 열어두고 작업하고 있답니다. 날도 덥고 몸도 지치는 요즘, 건강한 음식 잘 챙겨 드시고 휴가를 통해 재충전해서- 활기찬 하루 하루를 만드는 ..
두루마기와 밥상보 오리미 한복 안의 깊숙한 곳 한쪽 벽면에 두루마기 한채와 두개의 조각 밥상보가 걸려있어요. 이 밥상보는 제게 수억을 주시겠음 한번 팔아볼까 생각해보지요. 그냥 생각해 보겠다는 거지 팔거라고 말씀 드리진 않겠어요. 인간은 다분히 감성의 동물인데 저는 일정 부분 디자이너라는 칭호로 불리니 더 감성적이지요. 평생을 바느질로 늙은 신 제 친정 어머니 작품은 가게 구석구석 세어보면 많기도 많지만 이제는 몸이 아프셔 바늘 귀를 못끼시기에 더 없이 귀하고 마음이 시리지요. '사람은 밥 못먹으면 죽죠. 그래서 밥이 생명이라하지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밥상을 차리고 그 밥에 티라도 날라 들어갈까 귀한 밥 위를 덮을 때 쓰라고 만드신 밥상 보자기 입니다.
시집간 저고리들 어여쁜 저고리야 많이 있겠지만은 개인적으로 과감하면서 깔끔한 금은박 저고리를 좋아해요. 옥색 치마에 회색이 도는 카키색 저고리는 머리 속에 그 색감을 그려보는 것보다 막상 옷이 완성된 상태에서 보면 뭐랄까, 격조있는 색인것 같아요. 진한 파란색 깊은 바닷물같기도 하고 어슴프레 해지는 저녁 하늘 빛의 파랑은 참멋스런 색이예요. 얼마전에 시집간 옷이예요. 금은박의 화려함도 손수의 아기자기함도 없지요. 단지 옷감의 독특하리 거친 질감과 간결함이 이옷의 특징이예요. 그리고 자마노에 매화 꽃을 올린 노리개가 이 옷이 얼마나 호사를 부린 옷이란 것을 말해줍니다.
오리미 쇼윈도우와 신부한복 오리미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 신부 한복이예요. 전 신부복에 수를 놓는 것도 좋지만, 더 화려하고 강한 이미지의 금은박을 더 권하는 편이예요. 올 봄 쇼윈도우 컨셉은 '청하' 밖에 나갔다 매장을 들어오니 예심 선생과 실장이 올 봄 컨셉에 대해 논의를 하더니 결론을 '청하'로 정했다고 하더군요. '청하'라 그건 소주 이름인데... 그래서 탄생한 홍화색 저고리(위 사진)와 연한 옥색 저고리(밑 사진) 정말 맑고 깨끗한지 한번 봐주세요. '청하'라는 컨셉이 탄생하기 까지는 가헌 서이분 선생님의 공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홍화색 저고리 위의 매화 그림 보이시죠. 작년 겨울 부터 매화 그림 한번은 쇼윈도에 걸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랜동안 저희와 깊은 정을 쌓아주신 서이분 선생님께 간곡히 절대..
바이올렛 피던날 오리미에선.. 무럭무럭 잘 자라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난 식물들. 식물들만큼이나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 고운 노리개. 오리미의 이불들과, 작은 도자기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