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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 이야기

가을 한가운데서, 오리미를 장식하는 들꽃들


가을의 한가운데에서, 오리미 가족들이 사는 집 화단이며 주위의 들판까지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요즘입니다. 따로 꽃과 식물을 구입하지 않고, 집에서 키운 것과 들판에서 채집하기 시작하니 더욱더 계절을 반영하는 화병이 꾸려집니다. 


이번에는 집에서 씨 뿌려 키운 해바라기들을 중심으로 가을 기분을 내 보았습니다. 






샛노란 꽃잎에서 밝고 환한 광채가 뿜어나오는 해바라기들입니다. 






보랏빛 이 친구는 '층꽃'이에요. '층층이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름을 듣고 이 식물을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나 수긍이 가죠. 

꼬치처럼 꿰어진 동글동글한 모양도 특이하지만 짙은 보라색에서부터 위로 갈수록 옅어지는 색감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꽃을 꽃을 때는 몰랐는데, 사진을 찍다 보니 작은 손님 하나가 따라왔습니다. 


층꽃의 한 층에 작은 애벌레가 함께 따라왔네요. 사실 종종 있는 일이랍니다. 이 친구는 저녁에 집으로 가져가는 다른 화병에 옮겨서 다시 마당으로 돌아가게 될 거에요. 






들판의 가을 바람을 함께 실어온 것만 같은 식물들. 공원이나 길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친구들 집합입니다. 


보라색 층꽃 사이로 함께한, 가장 흔하기도 해서 붙여진 그 이름 '개망초' 꽃이 오밀조밀 함께합니다. 개망초는 지금도 흔하게 거리에서 잘 자라는 꽃이라, 아마 오늘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마주쳤을 식물일거에요. 해바라기 사이로는 부추꽃도 함께했고요. 

콩알만한 자주빛 꽃을 달고 있는 '오이풀', 뒤로 가을 바람을 드리우는 듯 한 '그렁'과 '슈크렁'들이 이 화병의 꽃꽃이를 함께 완성합니다. 





이 시간, 윈도우의 꽃꽂이를 다듬는 중이라고 해서 얼른 쫓아가 봅니다. 



마당에서 알뜰살뜰 보살펴 이 식물들을 키워낸 손길이, 오리미에서는 이 식물들을 작품으로 둔갑시켜 줍니다. 

특히나 대문 옆에서 자라는 '자리공'이 너무 잘 자라는 데다가 늘 멋진 곡선을 선보이기에 데려오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올해는 유독 자리공을 이용한 꽃꽂이를 자주 볼 수 있었어요. 





연두빛 수국은 마르면서 붉은 색을 띈다고 합니다. 이 수국 역시도 마당에 한가득 달린 꽃들이었다고 해요. 





자유분방하게 자라난 자리공 가지 모양 그대로를 살린 화병이 윈도우를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자리공과 수국, 단 두 가지 식물만으로 구성된 화병입니다. 





초가을까지 이렇게 두 한복 사이에서 다양한 식물들이 화병에 꽂혀 이곳을 빛내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가을의 한복판이 되어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그런 만큼 윈도우의 마네킹들도 겨울 옷으로 갈아입기가 한창입니다. 다음에는 오리미의 가을-겨울 새단장한 윈도우 옷들을 들고 찾아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