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함 포장에 대해서는 몇 차례 소개했던 것 같은데, 예단 포장은 처음 소개하는 듯 합니다.
예단은 신부 집에서 신랑 집으로 보내는 선물로, 과거에는 '예물로 보내는 비단'이라 하여 '예단'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가장 귀한 것이 비단이었기 때문에 비단을 선물했던 것이랍니다.
문화와 풍습은 시대를 반영하여 변화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예단은 과거와는 많이 변형된 형태를 띄게 되었는데요. 이제는 집집마다 다른 형태와 모습으로 예단을 하거나 혹은 생략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오리미에서 한복을 맞추신 예비 신부님께서 예단 포장을 하고자 예단 선물로 보낼 물건들을 가지고 방문해 주셨기에 그 과정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예단으로 보낼 물건들을 비단지로 만든 커다란 상자에 넣고 포장하게 됩니다. 이 때 현금은 같이 넣지 않고, 상자 위에 따로 올려 함께 포장합니다.
예단은 신부 집에서 신랑 집으로 가는 물건이기 때문에, 보자기의 파란 부분이 밖으로 가도록 하여 포장합니다. 신랑 집에서 보내는 함의 경우에는 그 반대이고요.
꼼꼼하고 힘있는(!) 손길로 곱게 포장된 예단함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렇게 포장된 예단함은 신랑 댁으로 나설 채비를 합니다.
그 전에 신랑 신부님은 가봉을 끝내고 완성된 옷을 입어 보고, 최종 확인을 하기로 합니다.
계절에 맞춰 두 분의 한복은 양단으로 진행했는데요. 한번 보실까요?
새파란 바탕에 금색과 분홍색의 금사로 학과 국화가 그려진 양단 저고리, 그리고 분홍 치마를 함께한 신부님.
연노랑 저고리에 진한 남색의 배자, 진자주색 바지를 함께한 신랑님의 한복입니다.
두 분, 잘 어울리죠? 마냥 사랑스러운 신부님과 늠름한 신랑님 두 분의 한복입니다.
어느 주말 오후, 곱게 포장되어 오리미를 떠나간 예단함과 양단으로 지은 신랑 신부 두 분의 한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