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오리미 리빙 코너를 업데이트해볼까 합니다.
주말의 햇살을 받고 있는 누빔 방석들이에요.
침선 방에서는 인내심을 요구하는 많은 바느질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한두 번째 꽂히는 것이 아자형 누빔입니다.
누비 모양을 보시면 실이 한뻠정도 쭉 가다가 90도로 틀어서 또 한뼘가고 또 90도 틀어 또 가고를 반복하죠.?
마치 거미가 집을 정사각으로 짓듯이 말이에요-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 간격이 살짝씩 다를 것이고
잠시 쉰 자리가 표가 날 수도 있겠죠.
멀리서 보면 기계로 놓은 듯 고르게 보이지마는
가까이서 보면 조금씩 그 한땀한땀이 보이는 것이 바로 '손맛'아니겠어요.
이 절방석은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하루에 하나 만들기가 힘들어요.
아침 일찍 누비사가 일을 시작해서,
차려주는 점심을 먹고 바로 다시 시작해서
줄곧 누비만 하면 해가 지고 달이 보이면 마무리를 할 수 있죠.
하지만 사람이 매일 어떡해 그렇게 줄곧 숨 돌리지 않고 일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제가 손님께 청을 하죠.
'기다리세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셔야 합니다.'
그러면 대개의 손님은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꾹 참고 기대를 하며 기다려주시죠
그렇게 셀 수 없는 여러 땀을 놓아 만들어진 방석이 바로 이 절방석들이죠.
그러고 보니, 누빔 이불도 함께 햇살을 받고 있었답니다.
아주 새-하얗죠?
광목이불이 참 포근 포근 해보이지 않나요?
광복이 이렇게 보드랍게 나올려면 정성을 들여야 해요.
볕 좋은 날 광목을 빨아 널어 말리고 또 빨아 말리고 이런 과정을 서너번 해야
보드랍고 포근한 광목이 됩니다.
그러니 그 모든 과정을 안다면 광목 이불을 쉽게 볼게 아니지요.
얼굴이나 손이 바로 닿는 부분에는
단추 달이로 탈착되는 잇을 달아 쓰시기 편하게 했지요.
베게에도 마찬가지에요.
얼굴이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이라서, 피부를 생각해 베게에 깨끗한 수건을 대고 자는 여성분들도 있다죠?
요런 잇을 달아 두면 종종 빨아서 깨끗이 쓸 수 있죠.
햇살과 마주한 광목이 더 포근해 보이는, 오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