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보랏빛의 저고리와 샛노란 치마가 만나니 이렇게나 경쾌한 느낌이 납니다. 자그마한 아이 옷이라서 더욱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요.
재작년에 맞추었던 이 옷은, 수선을 위해 일본에서부터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오리미에 다시 도착해 있어요.
아이 옷인데도 깨끗하고 곱게 입었고, 관리도 잘 되어 있어 여전히 새 옷 같죠.
보랏빛 저고리에 달린 밝은 녹색과의 조합은 노랑 치마와 만나 아이다운 싱그러움을 느끼게 해 주는 듯 합니다.
바람결에 날리는 잎사귀 무늬가 가득한 노랑색 잎새단으로 치마를 만들었어요.
치마를 짧게 맞추기를 바라셔서 한복 치마를 발목 위로 올라가게 지었답니다. 그래서 사진상으로도 저고리에 비해 치마가 더 작게 보일 거에요.
일본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문화는 아이한복을 이렇게 짧게 입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마도 실용적인 이유가 크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옷의 진화 과정이 그러했듯이, 문화는 사는 지역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또 느낀답니다. 어떤 것도 정해진 답은 없으니깐요.
샛노란 치마를 찍다 보니 옆에 놓인 화병의 들풀들도 나 좀 봐 달라고, 나도 비슷한 색이지 않냐고 하는 듯 합니다.
싱그러운 이 풀과 꽃들, 시골에 살았던 분들이라면 간혹 아시는 분들이 있는 꽃입니다. 바로 '냉이' 인데요, 보통 이렇게 꽃이 피기 전 따서 나물로 먹기 때문에 꽃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집 근처 공터에 핀 냉이꽃과 엉겅퀴꽃을 한아름 따다 꽃으니 들꽃만이 주는 자연스러움이 빛이 난답니다.
길가에 피어 있어도 늘 보는 둥 마는 둥 지나치게 되는 들꽃들도 이렇게 모아 꽃으니, 재배된 식물들에겐 느낄 수 없는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그만의 멋이 있죠?
요즘 오리미에는 이렇게 매 주 들꽃의 향연이 펼쳐진답니다. 종종 함께 소개할께요.
두 해 동안 행사 때마다, 명절 때마다 예쁘게 입었던 한복은 조금 더 입을 수 있게 수선하고, 훌쩍 큰 아이를 위해 새 한복을 하나 더 맞추었답니다.
보기만 해도 경쾌함과 밝음이 느껴지는 여자아이 한복 한 벌,
이번에 새로 맞춘 한복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