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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2016년 봄, 오리미 디스플레이 한복 세 벌


봄, 봄, 소식이 늦었습니다만 봄이 오는 길목에 발맞추어 오리미는 디스플레이를 바꾸었습니다. 

첫 사진에서 강렬하게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왠 봄 느낌이라며 이러는 것일까, 궁금한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봄이 슬슬 다가오던 올해 3월은 오리미 매장 바로 앞 큰 길에 방이동 지하철 공사 가림막이 세워지고, 매일 포크레인 등 다양한 공사 차량으로 시선을 강탈당하던 와중이라 저희는 강렬한 옷 색으로 시선을 다시 빼앗아(?) 오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환한 색의 옷을 만들고, 나머지 장식은 절제하면서 이 모든 것들이 너무 샤방해 보이지 않았으면 해서 가운데에 커다란 목련 나뭇가지 장식을 만들었답니다. 시선을 빼앗아 오는 일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습니다. ^_^ 






이렇게 강렬하고 멋스러운 장식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단번에 빼앗아 버리는 분홍빛을 보세요.

왠지 '분홍' 이라 말하면 연하고 여리여리한 느낌이 들어 '핫핑크', '형광분홍' 이 정도의 단어를 써 주어야 할 것 같은 색상입니다. 





그렇지만, 먼저 등장했던 노랑 치마의 한복을 먼저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 참 예쁘죠? 

색상도 색상이지만 치마와 저고리 원단 질감이 묘하게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여러 가지 색실로 문양이 그려진 광택있는 옥색 저고리와 정말 아무런 무늬도 광택도 없는 샛노란 치마가 만났습니다.

디스플레이로 나가는 덕에 이 노랑 원단은 볼륨 가득한 2단 치마로 태어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치마의 앞보다 뒤를 더 길게 디자인하여 정말 드레스 같은 느낌도 가득하답니다. 





저고리의 문양들과 색상, 봄에는 다 용서되는 샤방한 문양과 분홍 꽃들입니다. 

옛날 사람들이 생각하던 천상의 이미지는 저런 느낌이 아니었을까도 상상해 봅니다. 




이제 두번째 한복을 소개해 봅니다. 



분홍, 분홍, 분홍! 

그 와중에 멋스럽게 둘러진 진색의 동정을 제외하면 모두 분홍으로 가득한 한 벌입니다. 





작은 부분이지만 동정의 원단도 예사롭지 않지요? 

구름문양을 제외한 배경이 얼기설기 분홍과 파랑, 청록색 실이 가로줄로 얽힌 모양이 뭔가 디지털스럽기도 하고요.

매우 실험적으로 디자인되어 짜인 원단이에요. 저희가 사랑하는 이런 실험적인 원단들이 요즘에는 생산하는 곳이 없어 구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치마도 이렇게 한 번 보시겠어요? 

잘못하면 '촌티'가 줄줄 난다는 말을 듣기에 딱 좋은 그런 분홍, 핫핑크입니다. 


저고리와 치마 모두 특이하게 마치 픽셀로 그린 그림처럼, 모든 문양들이 가로줄을 그리며 짜여져 있습니다.

꽤나 오래 전에 디자인하고 짰을 텐데 이런 감각들을 가지고 계셨던 것에 대해 놀라곤 한답니다.

저희가 방방곡곡을 뒤져 이런 원단을 한두 필 씩 구해내고 나면, 지금은 이런 특이하고 멋스러운 원단들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사실에 한탄하기에 바빠집니다. 





이렇게 치마 폭에 펼쳐진 그림들, 문양이 강렬하지 않아 따로 시선을 빼앗진 않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세히 보면 그 디테일이 참 멋져서 다시 한 번 감동하게 됩니다. 





창 밖에 나가 옥색 저고리와 노랑 치마를 구경해 봅니다. 

풍성한 치마의 볼륨, 그리고 대비되어 더욱 날씬해 보이는 저고리의 옷태가 주는 느낌은 이렇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자의 한 벌. 위의 두 벌에서 색감에 힘을 쪽 뺀 듯 하지만 색다른 자수 디테일로 멋을 채워냈습니다. 

정말 연한 연분홍빛 저고리의 바탕에 은색 실을 사용하여 자수를 가득 채워 저고리 전체가 반짝반짝합니다. 곳곳에 수놓인 컬러풀한 모란과 나비는 여성스러움을 더해주고요. 


아쉽지만 이 한복은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곧이어 계속 올라올 오리미의 봄 한복들로 봄의 색깔들을 구경할 준비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