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진부터 느껴지는 이 옷의 인상은 어떠신가요?
부드러운 색상처럼 느껴지지만 가만히 보면 옷이 주는 포스가 아주 강렬한, 한 벌이랍니다.
게다가 옷의 주인이 모델처럼 키가 크신 분이라 직접 입었을 때의 느낌은 정말 '멋지다'고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황토색 저고리 원단은 얇게 짜여진 그 실 사이사이로 배어나오는 광택이 있어,
사실 황토색이라 부르기엔 미안해질 만큼의 금빛을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꽤 화사한 느낌이 나는 저고리입니다.
풀색 치마는 겉감을 얇게 하여 안감의 색이 아주 많이 영향을 끼치도록 했습니다.
안감의 강렬한 주황색이 많이 비쳐 올라와 치마는 광택이 도는 카키색이 됩니다.
이런 경우엔 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단색의 카키색 치마로 나오겠지만, 실제로 보면 이게 무슨 색이지? 할 정도의 오묘한 색감을 내게 되죠. 손님께서는 주로 조명 가득한 무대 위에서 옷을 입으실 테니, 그 조명 아래에선 더욱 다채롭게 옷이 빛나리라 기대해 봅니다.
엄밀히는 저고리와 치마의 색은 다른 색이지만, 얼핏 보면 비슷한 계열처럼 보이기도 해서 더 주목성을 갖게 되는 옷입니다.
옷의 주인께서 가지고 있는 체형의 엄청난 장점을 극대화시켜 주기도 하고요.
곁마기와 고름은 밝은 남색으로 넣어 옷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젊은 분이기 때문에 마냥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옷을 완성하기보다는, 파랑 계열로 옷에 중성적인 느낌을 더해 주고 싶었답니다.
그리고 새빨간 안고름을 함께하여 마무리하면 고름들로만 색의 포인트를 준 것만 같은 한 벌이 완성됩니다.
이 옷은 이제 무대에서 손님의 재능을 뒷받침해주는 기특한 일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하니 저희도 괜히 기대가 되는데요. 그만큼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만든 한 벌 한 벌을 떠나보낼 때는 언제나 아쉬우면서도 설레입니다.
좋은 음악과 함께 멋진 조명 아래에서 주목받게 될 이 한복 한 벌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