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작과 함께 언제 그리 더웠었나 싶게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9월의 밤이 되어서야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의 쇼윈도를 묵묵히 장식해 주던 디스플레이 한복들을 업데이트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한복은, 올 여름 오리미가 사랑한 멋스러운 원단으로 시원하게 풀어낸 한 벌 입니다.
염색으로 만들어진 무늬가 자연스러움과 멋스러움을 함께 자아내는 원단으로 저고리를 만들고
같은 계열의 환한 청연두빛으로 치마를 제작해 짝지어주었습니다.
치마가 아주 여리여리-하게 청순한 느낌을 가득 머금고 있는
여성스러운 한복입니다.
두 번째 한복은 붉은빛과 노란빛을 함께 그득 머금은 옷인 것 같죠?
저고리와 치마를 같은 원단으로 통일하면서 고급스러움을 자아내는 이 옷의 포인트는
보색 계열의 비슷한 채도를 가진 녹색 원단으로 만든 원단 동정이에요.
작은 부분인 듯 하면서도 눈에 금방 들어오는 부분이지요.
상하의 원단이 같다고 심심하게 느껴질 만한 옷은 아니죠.
원단이 주는 풍부함 때문에 악세사리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옷이지만,
센스있는 악세사리를 더한다면 한결 더 업그레이드 된 착장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자개 브로치를 함께 매치했는데, 연한 주홍빛의 바탕 원단에 꽤 묵직한 브로치가 제법 잘 어울립니다.
세 번째로 소개하는 한복은, 위의 두 한복의 포인트를 모두 가지고 있는 멋쟁이 한복입니다.
멋스러운 원단으로 만들어진 '원단 동정'과 어여쁜 고름- 그리고 자연스러운 염색이 무늬를 만들어내는
저 원단을 사용하여 치마를 만들었으니 위의 두 한복의 포인트를 하나씩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회색의 치마에, 자칫 밝은 듯한 연보라 저고리의 색상을 고름과 동정이 중화시켜 주고 있습니다.
여성스러운 느낌과 동시에 현대적인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는 한 벌이라 생각이 드네요.
사진을 열심히 찍는 그 사이에 슬며시 쇼윈도우 밖 해가 슬며시 숨는 중이랍니다.
그림자가 진해지는 시간 -
보면 볼 수록 어여쁜 원단과,
여러 색깔을 한 데 담고 있어 어여쁜 원단 고름-
연두빛 치마와 저고리에도 늦은 오후의 햇빛이 가득 내비치고 있습니다.
마치 치마 속에 조명을 넣은 듯 따스하게 빛나는 햇볕과 치마.
따끔할 정도로 뜨거웠던 올 여름 햇살은 언제 들어갔는지 모르게 그렇게 지나가 버리고
이제는 남은 햇살과 함께 시원한 가을을 맞을 준비만 잘 하면 되는, 그런 초가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