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결혼식의 시어머님, 친정 어머님 두 분이 입으실 한복 두 벌을 나란히 놓아 봅니다.
금은박으로 곱게 찍힌 박쥐문은 복을 가져다 주는 상징이지요.
우리나라 옛 문화에서 길상의 뜻으로 상징하는 소재들이 그렇듯
박쥐 또한 부귀와 복, 다산과 행복을 상징해 왔답니다.
두 어머님의 한복 모두 그저 단색이 아닌, 같은 계열의 색이 줄무늬 처럼 섞인
매력적인 원단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짙은 색 사이에 섞인 옅은 색 덕분에
전체적으로 진색인 저고리임에도 불구하고 더워 보이지 않는 효과도 나는 원단입니다.
푸른 계열이 주색으로 사용된 시어머님 한복입니다.
짙은 청록색 저고리에 찍힌 금박문과 오렌지빛 나는 치마가 어우러져 굉장히 화사합니다.
저고리 동정 안쪽으로 보이는 찐-한 청록색이 안감으로 들어가 있어서
청록색 저고리가 덜 어두워 보였을까요.
붉은기가 짙게 도는 고동색 저고리에도 같은 박쥐문이 은박으로 찍혀 있지요.
같은 문양이 찍혀 있는데, 시어머님의 청록 저고리와는 또 다르게 어우러집니다.
너무 차가운 은박이 아니라 금색이 섞인 듯 고동색과 자연스레 어우러 지는 은박이 찍혀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주네요.
안쪽에 그야말로 '새파란' 안감을 두어 너무 과다하게 여성스러워지는 것 보다는
적당한 우아함과 기품을 함께 주는 저고리가 되었습니다.
양가 집안의 경사인 혼례 날에 두 어머님께서 아주 좋은 길상의 상징인 박쥐문이
그득하게 찍힌 이 저고리들을 입고 축하해 주셨으니,
식을 올린 신랑 신부에게 얼마나 좋은 일이 가득하게 될까요.
곱게 찍힌 박쥐들을 떠나 보내며
오리미에서도 신랑 신부, 그리고 양가 부모님의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