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모시 이불
까슬거리는 시원한 느낌이 느껴지시나요?
때론 모시는 톡 쏘는 매력과 도도함을 가진 여자같기도해요.(혼자만의 생각이지만..^^)
개어놓은 이불과 패드입니다.
여러 예쁜 색을 모아 조각을 잇고
가운데는 자수를 놓고
한땀씩 손뜨개를 했지요.
모시라는 원단 소재는
저에겐 큰 숙제와도 같습니다.
어릴적 워낙 모시옷을 사랑하신 조부모님과 함께 자란 저는
초여름이 시작되면 당연히 모시 푸세(풀먹이기)를 했어요.
얼마나 모시 옷이 많던지
할아버지 모시 겹두루마기, 홑두루마기 중의적삼 그리고 할머니 속 고쟁이까지
더운 하루 종일 풀을 먹이기 시작해 점심 해먹고 저녁이 되면
끓인 풀에서 쉰낸가 살짝 날 정도였어요.
모시 올 하나 하나를 바로 잡고 차곡거려 접은 후
수건으로 덮고 그 위에 서서 한참이나 밟고 또 밟고
모시 옷 구석 구석 고루 풀먹으라고
또 밟고
그리고 싹 다림질을 하면 안이 살짝 비치는,
바람이 불면 온몸으로 바람이 싹 들어오게 해주는,
까슬 까슬 몸에 붙지 않는 모시옷이
늘 새것 같은 모시 옷이 탄생하지요.
한복 하는 사람으로서
근데 어떡게 이시대 젋은이에게 모시옷을 설득할 수 있을 까요.
입은 모습을 많이 볼 수 없고 경험해 본 적없는 모시인데
좋다는 멋스럽다는 미사 어구만 반복할 수도 없고
여름에는 정말 모시만큼 멋스럽고 청렴한 소재가 없는데.
인간은 태어나면서 부터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심미안을 타고 난다죠
여러 모시 이불과 모시옷을 좀 더 소개할 생각이예요.
누군가는 저와 같은 시각으로 모시를 바라보는 이가 있기를 바라면서
또 그런 사람을 찾기 위해서....
오리미한복/오리미 리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