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내음을 둠뿍 담은, 10월의 한복으로 지은 국화 꽃무늬 저고리와 연청록색 치마 한 벌입니다.
올해 오리미가 많이 사랑하는 이 원단, 국화 꽃무늬 원단은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색감과 손맛이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선으로 들에서 자유롭게 자라난 국화가 사랑스러운 원단입니다. 그 꽃무늬 덕에 남들과 다른 이미지의 옷이 완성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주황색 바탕의 국화 꽃무늬 저고리가 섬세함과 아기자기함, 여성스러운 느낌을 잔뜩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마는 상대적으로 무겁게, '예쁘다' 보다는 '멋지다'라는 이미지를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갈색이나 고동색처럼 붉은 계열의 치마를 함께해 저고리의 이미지를 극대화시켜 가을 분위기를 더욱 진하게 낼 수도 있었지만, 그런 이미지는 너무 뻔하지 않나 싶었거든요.
대신 저고리에 갈색에 가까운 붉은 고름을 달고, 자줏빛 안고름을 함께했습니다. 상의에서 가진 여성스러움과 하의가 가진 중성적이고 멋스러운 분위기가 합쳐져 독특한 색 조합을 보여주는 한 벌이 되었습니다.
초록이 많이 들어간 카키색, 혹은 연한 청록색이라 부를 수 있는 색의 치마입니다.
잘 보시면 저고리에 그려진 국화에도 초록빛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잘 어울릴 수 밖에 없는 조합의 한 벌이랍니다.
저희가 짓는 많은 옷들이 그렇듯 쉬운 길이 아니기 때문에 잘 시도하지 않는 조합이지만, 그런 조합을 시도했기 때문에 결과물로 남들이 가지지 않은 나만의 옷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를 믿고 시도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늘 감사하고요.
그런 시도를 함께한 10월의 한복 한 벌, 주황색 국화 꽃무늬 저고리와 연청록색 치마의 한복 한 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