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얇은 선으로 이루어진 전통문양이 가득한 연옥색 원단으로 깔끔한 저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저고리 원단에서만도 이미 기품있는 우아함이 가득 넘쳐납니다.
얇은 검정색 선으로 한 줄 한 줄이 모여 작은 문양을 만들고 있어요. 전통원단이고, 전통문양인데도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이죠? 이 원단으로 바로 자켓이나 블라우스를 만든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거에요.
도시적이고 한 줄 한 줄 깔끔하게 그려진 저고리의 문양에 비해 치마 원단의 문양은 꽤나 터프한 편이죠. 조금 더 자유분방하게 그려진 그림 같달까요? 선과 면이 섞여 있고, 색상도 여러 가지가 섞여 있어 한 폭의 추상화 같은 원단입니다.
먹색 치마라 표현하였지만, 그냥 먹색이라 표현하기에는 정말 아쉬운 치마입니다. 워낙에 여러 색이 섞이고, 한 데 모여 새로운 광택을 내고 있기에 이 모습을 하나의 색으로 부를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여러 겹, 여러 가지 실이 섞여 하나의 문양을 이루며 짜여진 만큼 원단이 가지는 중후함과 고급스러움이 더해진 치마라고만은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고요.
자유분방하고 겹겹이 쌓아올린 문양의 멋이 살아있는 원단과, 깔끔하고 우아하게 짜여진 두 원단이 만나 이렇게 한 벌을 이뤘습니다. 서로의 멋을 더 돋보이게 해 주는 두 원단의 만남이 매력적인, 오리미의 시어머니 혼주한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