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러운 주황색 고름과 쨍한 초록색, 붉은 안고름까지 자기 주장 강한 색상들이 모여 저고리를 이루었습니다.
전통적인 신부의 초록 저고리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초록이라는 색상을 제외하면 모든 요소가 아주 현대적이고 개성있는 이미지의 신부한복 한 벌입니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있어서일까요, 잘 익은 홍시와 대추가 떠오르는 주황과 빨간색의 고름들입니다.
전통적인 문양이지만 현대적인 패턴의 느낌이 더 강한 광택있는 초록 저고리까지 각자 개성있는 색과 원단들이 만났습니다. 연보랏빛 치마의 원단까지도 말이죠.
자그마한 깃털들이나 나뭇잎이 수없이 겹쳐진 것도 같고, 화가가 여러 번 겹쳐 그린 유화물감의 질감 같기도 한 무늬가 있는 연보랏빛 원단으로 치마를 지었습니다. 이 원단의 광택은 유독 부드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데, 여름 원단은 아니지만 안감 색의 간섭을 받을 수 있는 두께의 원단인지라 오묘하게 매력적인 색상을 내기에 좋은 원단이랍니다.
분홍의 느낌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원단이지만, 안감으로 들어간 보라색이 치마를 매력적인 연보랏빛으로 만들어 줍니다.
신부의 이미지를 강조해 주던 빨간 안고름을 떼고 저고리처럼 쨍한 초록색이 아름다운 비취 노리개를 착용하여 좀 더 성숙한 느낌을 내어 보기도 합니다.
쨍한 초록색의 저고리와 은은하고 오묘한 연보라색의 치마는 각각의 색 뿐만 아니라 각자 원단의 성질에 따라 다른 광택을 내어 이 한 벌을 더욱 매력적이고 개성있게 보이지요.
가을의 신부를 위한, 오리미의 신부한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