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리미한복/가을, 겨울 한복

2015년 오리미한복 가을 디스플레이 한복소개 세 번째


올 가을 디스플레이 한복을 앞에 두 포스팅으로 소개해드렸었는데요, 마지막 소개하는 이 옷은 앞의 옷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랍니다. 그렇지만 오리미만의 색은 물씬 묻어 나는 옷이기도 하고요. 


광택감있는 양단의 느낌을 가득 머금었던 앞의 옷들과는 달리 광택이 덜 하면서도 쉬이 보기 힘든 독특한 원단으로 만들어져 

한복같지 않은 느낌이 묻어 나기도 합니다. 





마치 자잘한 문양들을 특수코팅한 것 마냥 빛에 따라 무늬의 광택감이 달라지는 파란 양단으로 저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아주 얇은 선으로 형광색에 가까운 밝은 연두색이 문양의 테두리들을 감싸고 있답니다. 

진한 자주색 문양이 포인트로 들어가 있고, 연두빛 실이 빛에 따라 밝게 빛나는 탓에 실제로 보면 고급스러운 화사함이 묻어납니다.


진한 초록 치마는 사진에서도 그 무게감이 느껴질까 모르겠어요. 

눈으로 보기엔 텁텁-하다 싶을 정도의 거친 질감이 치마를 굉장히 무게감 있게 보여줍니다. 

너무 어두운 것 아닐까 싶게 진한 색상에, 문양 하나 없이 그저 드문드문 있는 거친 가로줄만이 보일 뿐이지만 왠지 멋스럽죠.

그리고 그 무게감과 질감이 파란 양단 저고리를 더욱 받쳐주기도 하고요. 





늘씬하고 키 큰 마네킹이 입은 옷의 모습은 이렇답니다. 

가을 햇살을 구경하고 있는 여인네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봐 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여름을 보내고 가을로 넘어가는 요즘 햇살과 하늘, 참 좋죠?   





저고리의 파랑은 원색에 가까운 파랑이 아니라 차분하고 편안한 파랑에 가까워- 

한 눈에 강렬하기보다는 무게감있고 차분한 화려함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옷의 무게감과 아우라 덕분에, 만만치 않게 강렬한 이미지의 노리개를 달아 주어도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집니다. 

요즘 말로 '쎈 언니' 느낌의 강렬한 디자인의 장신구이지만 

자세히 보면 금속 장식 끝에 귀여운 새 두 쌍이 달려 있는 앙증맞고 여성스러운 부분도 있답니다. 






그리고 마네킹이 한복 입고 서 있는 뒤편 탁자엔 새 식물을 화병에 꽃아 두었답니다. 

아마 얼핏 보아서는 짐작도 하기 힘든 식물을 장식해 보았는데요. 무얼까요? 

식물의 줄기 아래의 저 색상,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친근한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탁자의 유리 아래엔 어머니가 만드신 고운 조각보가 깔려 있고요. 

하얗게 꽃을 틔우기 시작하는 이 식물의 정체는 바로 부추랍니다. 

텃밭의 부추들을 먹어 치워도 많아 그냥 두었더니 이렇게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라고요. 

 



저희가 종종 꽃꽃이를 해서 두던 화려하고 특이한 꽃들과는 달리 

평소에 전으로 부쳐 먹고 쫑쫑 잘라 양념에 넣던 소박한 식물이지만 

이렇게 감상용으로 두고 바라보니 이 친구만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멋을 발견하는 것 같아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요즈음 오리미의 가을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