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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연옥색 항라 저고리에 가로줄이 독특한 풀색 치마, 시어머니 혼주한복


8월 첫째 주에 있을 혼사를 앞두고 며칠 전 오리미를 떠나간 혼주한복 한 벌입니다.

여리여리한 듯 강렬한 느낌의 한 벌의 조합인데요. 색상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시어머니 혼주한복입니다. 


시어머니 혼주한복을 상징하는 푸른 계열 중에서도 초록 계열을 선택했지만, 

깃과 고름에 들어간 갈색 잎사귀무늬 원단과 치마의 독특한 무늬와 질감까지. 독특한 인상의 한복입니다. 





연옥색에 고동빛 줄무늬가 들어간 항라직 저고리, 그리고 깃과 고름은 갈색의 나뭇잎 무늬 원단을 배색했어요.

어머님의 이미지와 인상에는 이 여리여리한 연옥색으로만 저고리 전체를 만드는 것 보다  

깃과 고름에 좀 더 힘을 주는 것이 얼굴을 더 돋보이게 살릴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차가운 느낌의 연옥색과 풀색 치마 사이에서 좀 더 따스하고 밀도있는 느낌을 주는 깃과 고름입니다. 

양단 질감이 들어가기 때문에 옷의 무게감도 훨씬 살아나고요. 


진한 풀색의 치마에는 생강빛이 거친 듯 한 가로줄을 그리며 들어가 있기 때문에 

깃과 고름의 갈색과도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이 독특한 치마의 비밀은 이렇게 안감 두 겹의 삼겹치마의 배색에! 

연고동색 원단에 아주 쨍한 색감의 초록과 연두빛 원단을 겹쳐 넣어 이렇게 깊이감 있는 풀색 치마가 만들어진답니다. 





연옥색 저고리가 주는 여성스러움과 신비로움과, 풀색 치마에 깃고름의 갈색까지 

모두 '자연'이 연상되는 색들로 구성되었기에 자애로운 숲의 여신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그것도 아주 '시원한 숲'속을 거닐 것만 같은, 산뜻함을 가진 한 벌입니다. 


날씨가 덥다고 무조건 파랗고 연한 색상만이 답은 아님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게다가 예식장이라는 장소의 특성 상 이런 더위에도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기 때문에 실제로 느껴지는 온도 보다는

실제 이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하고 눈으로 확인하는, 시각적인 온도가 더욱 중요하기도 하고요. 


정말 더워지고 습해진 요즘의 한여름 날씨, 방문해주신 분들께서도 더위와 건강 조심하시고요.

이 멋진 한복의 주인공인 어머님께서도 결혼식 준비를 잘 하고 계시길, 응원드리면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