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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초가을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예비 신랑 신부 한복


8월을 코앞에 두니 초가을의 결혼식을 미리 준비하러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처음 답사로 감을 잡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며 옷을 맞추고 가봉하는 시간, 

그리고 웨딩사진 촬영까지 고려하면 일찍 시작할수록 아무래도 마음이 편안하겠지요. 


가봉하러 온 신랑 신부를 잠깐 세워 촬영해 본 이번 한복은 10월 초의 결혼식을 위한 옷이랍니다.

위의 신랑 옷은 여밈깃과 고름을 단 쾌자이지요. 늠름한가요? 





가봉 단계에서 옷을 입어보는 것인지라 하얀 양말은 잊어주세요. 오셔서 옷을 맞춰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는 남자 한복의 착장에서 하얀 버선이나 하얀 양말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저희만의 취향이자, 옷을 바라보는 태도인데요. 남자 한복을 진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새하얀 양말이나 버선이 아래쪽에서 뜬금없이 시선을 사로잡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랍니다. 





가봉임에도 불구하고 한복이 줄일 곳 없이 딱 맞아 박수를 짝짝짝 쳐 주고는 이렇게 사진을 남겨보았답니다. 

여밈깃에 고름이 달린 쾌자는 좀 더 지적인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아참, 지금 사진은 어디까지나 만들어진 옷을 보완하고 확인하는 가봉날의 사진이니

손질되지 않은 옷의 주름이나 섬세한 부분들은 둥그스레 넘겨봐 주세요.


가봉날도 이렇게 잘 어울리니, 결혼식날은 몇 배는 더욱 멋질 신랑님 모습이 상상됩니다.  





신랑님과 함께하는 신부님의 옷은 이렇게 지어졌어요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을 가득 머금은 붉은 저고리는 예비 신부의 마음에도, 어머님들의 마음에도 쏘옥 드는 한 벌이었어요. 


피부가 하얗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신부를 환하게 밝혀 주는 이미지의 옷이랍니다.

채도높은 붉은색에 가로줄 짜임이 있어 무게감이 있는 원단으로 저고리를 만들고, 청록색 양단으로 고름을 달았기 때문에

밝은 색 치마와 함께해도 경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답니다. 






강렬한 붉은 저고리를 함께했으니 치마는 밝고 경쾌하게, 

연한 색 안감을 넣어 노오란 치마의 색을 은은하게 살릴 수 있도록 합니다. 





신부도 옷을 입어보고 좀 더 어여쁜 태를 위해 수정할 이곳저곳을 체크합니다. 


상담을 통해 옷을 결정하고 치수를 잰 후 만들어진 옷을 다시 한 번 체크하는 '가봉'의 과정은 오리미의 맞춤한복에서 

꼭 거쳐가는 과정입니다. 외국에 계시거나 정말 먼 지방에 사시는 경우를 제외하면 반드시 가봉은 필수 과정으로 잡고 있어요. 

저희의 맞춤한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잘 맞는 옷의 '태' 이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예쁜 색, 고급스러운 질감의 옷이더라도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 처럼 보이면 소용 없을 테니깐요. 





이렇게 박쥐 삼작 노리개를 함께하고 신부 태를 한껏 뽐내는 옷 한 벌입니다.


평소엔 붉은 색 옷을 자주 입지 않더라도 오리미에 와서 붉은 색을 얼굴에 대 본 분들도 많이 놀라시는 것이,

이 '빨강'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 정말 잘 어울리는 색이랍니다. 빨강색이 동양인의 피부에 굉장히 잘 어우러지는 색이거든요. 


게다가 빨강 중에 고르고 골라 저렇게 예쁜 빨강으로 옷을 지었으니, 어찌 빛나지 않겠어요. 





자연광이 잘 드는 현관 앞에 예비 신랑 신부 두 분을 세워 두고는 어머님들과 함께 두 분의 모습을 칭찬해주던 시간입니다. 

한복은 자연광에서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색을 내는 옷이라, 가끔 볕 좋은 날엔 현관 앞에서 저렇게 색감을 보곤 한답니다.


너무 어여쁘고 멋지게 잘 어울리는 한 쌍인 두 분, 세종시에 거주하는 이 커플은 한복을 위해 

주말마다 양가 부모님과 함께 오리미를 방문해 옷을 완성해 가셨답니다.

결혼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결혼식까지 남은 날들을 더욱 행복하게 준비하고 기대해가는 나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