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업데이트된 신부 한복의 착용사진에서 살짝 보셨을 신랑한복을 소개합니다.
늘 이야기하곤 하지만 오리미는 색상이나 같은 원단, 같은 무늬로 맞춤하는 커플 옷을 썩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일상에서도 대놓고 같은 옷을 입는 커플룩 보다는 센스있게 작은 부분을 맞추는 커플룩을 더 선호하고요.
신랑 신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한복 등 한 집안의 행사를 위한 옷을 만들 때,
'한 세트로 보이기 위한' 옷을 맞추는 것 보다는 옷의 주인 각자를 빛내 줄 '어울림'을 가장 우선 순위로 두면서
두 분의 '조화'를 생각합니다. 신랑 신부의 한복과 혼주 한복 모두에 통용되는 저희의 디자인 신념이기도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신랑의 쾌자 원단에는 촘촘한 가로줄이 들어가 있답니다.
색도 다르고 원단도 다르지만, 신부의 치마에 있던 불규칙한 가로줄 무늬의 '느낌'을 신랑의 쾌자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신부의 초록 저고리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고동색이면서, 신랑님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색감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쾌자 원단은 실제로 보면 고동빛과 카키빛이 어우러져 오묘한 색감을 내는데요,
여러모로 신부님의 한복이 가진 특성을 좀 더 묵직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남자 한복에 적용시켜 디자인했습니다.
진한 청록빛으로 바지를 만들었고요.
입은 모습을 자세히 보자면... 이런 모습이랍니다. ^_^
여밈깃으로 디자인된 쾌자의 안쪽에는 군청색을 안감으로 넣어 슬쩍 슬쩍 안감이 보일 때의 재미와 동시에
쾌자의 색을 좀 더 차분하게 떨어뜨리는 역할도 하고요.
여밈 장식을 다는 것 보다는 여밈깃에 고름을 다는 것이 신랑님의 이미지와 훨씬 잘 어울렸답니다.
같은 쾌자나 배자, 반수의라도 여밈깃이냐 맞깃을 다느냐에 따라 옷의 이미지가 달라지거든요.
쾌자와 바지 모두의 조화를 생각하여 만든 연한 회분홍색 저고리까지가 신랑한복 한 벌이랍니다.
특이나 요 신랑한복은 원단이 주는 멋스러움과 특이함이 사진에서 나타나지 않아 실제의 느낌을 다 전달하지 못함이 아쉽지만,
실제로 입은 두 분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또 조화로워 모두가 만족한 옷임은 틀림없지요.
어여쁘고 멋진 두 분의 사진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행복한 결합을 축하드립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