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상아빛 저고리에 고동색 배자를 입는 남자 한복 상의입니다.
이 중후하고 멋진 남자 옷은, 설을 맞아 '설빔'으로 중년의 부부께서 맞추신 설빔 두 벌 중 아버님 한복입니다.
고동색 배자에는 모던한 느낌을 주는 전통 창살문이 마치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보이기도 하죠.
오리미가 남자 한복에서 추구하는 이미지와 소재는 여자 한복을 만들 때와는 다르고,
저희가 남자 한복을 만들 때에만 사용하는 원단, 문양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랑 신부 한복을 맞추더라도 남-녀 한복에 같은 원단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요.
두 사람이 나란히 섰을 때, 분명 다른 색과 다른 원단의 한복 두 벌이지만 하나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도록
두 벌의 조합에 서로 어울리는 색과 원단을 매치하는 일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어요.
키가 크시고 풍채가 좋으신, 딱 한복을 입었을 때에 멋들어진 체격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바지는 진한 청록색으로, 밝은 색 저고리에 대비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남자 옷은 워낙에 면적이 넓은 탓에 아직도 한 화면에 담기가 참 어렵답니다. ^^;
왼쪽에 보이는 붉은 갈색이 두루마기에요. 두루마기-배자와 저고리-바지 요렇게가 이번 설빔 한복의 구성이지요.
실제로 입었을 때의 그 '카리스마'를 표현할 수 없는 단정한 사진 컷이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 입은 모습을 상상해 주시길 바라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