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햇살을 받은 연두빛 치마가 봄날의 춘곤증처럼 나른해지는, 따스한 빛을 비춰냅니다.
여기저기 올라오는 새순과 아지랑이처럼 이제 막 시작하는 연두빛이
그야말로 봄이구나 싶은 색상입니다.
뉘여두고 곁에 새로 꾸민 화병을 두니 어쩜 이렇게 봄봄봄.일까 싶은 봄 마음 설레입니다.
아직 저고리도 등장하지 않았는데 벌써 샬랄라- 한걸요.
밝은 연두빛 원단에 연노랑을 안감으로 둔 치마는
첫 사진처럼 실내에서는 차분 단아하고, 햇살 나는 자연광 아래에서는 밝고 명랑한 연두빛이랍니다.
이렇게 같이 두니 형광에 가까운 주황색으로 보이는 '환타색' 저고리입니다.
저고리 역시도 안감을 연노랑으로 두어 치마와 마찬가지로 노랑빛이 슬며시 비춰집니다.
깔끔한 하얀 동정과 소맷단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진한 보라색의 고름은 이 환한 한복 한 벌을 조금 더 고급스럽게 마무리해줍니다.
저고리 속에 보이는 자그마한 구름들, 그리고 그 사이 사이의 크고작은 엽전 문양들-
악귀를 막고 좋은 징조를 상징하는 엽전 문양은 새로이 시작하는 신부에게 좋은 기운을 가져다 주겠지요.
조선 시대에는 다양한 기념화를 혼수품이나 애장품으로 다루기도 했다네요.
민속박물관에 가서 조선시대 유물들을 잘 살펴 보면 엽전으로 만든 패물이나 노리개가 많답니다.
오리미에서 만드는 이 환한 신부한복들이 그저 예쁜 예복으로 그치지 않고, 신랑신부의 새로 시작하는 앞날도
그만큼이나 환하고 행복하게 열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하나하나 전해지고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