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깃에 그득 찍힌 모란덩쿨 금박이 오전 햇살에 반짝입니다.
금박 고동색 저고리를 소개하는 것이 처음은 아닌 듯 싶지만... 저희의 모든 옷은 손님에 따라
약간씩 목깃의 너비, 소매의 길이, 고름의 굵기와 길이며 동정의 두께와 원단, 삼회장의 유무 등 너무나 많은 요소에 차이가 있어
아마 고동색 저고리 열 벌을 소개해도 열 벌 모두가 다른 옷일 거에요.
오늘의 고동색 저고리는 특히 치마와의 조합이 아주 고급스럽고 어여쁜 한복 한 벌입니다.
금빛에서 '광택'만을 뺀 듯 한... 노랑색과 황토색 사이의 오묘한 색일까요.
저고리의 금박과 이토록 잘 어울리는 색인데, 무슨 색이든 그냥 금빛 치마라 부른들 뭐 어떻겠어요.
안감에 댄 시원한 파란색이 젊고 감각적인 느낌을 줍니다.
입으면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경쓴 옷이 정말 좋은 옷이죠.
나 혼자만 알더라도, 내가 선택한 내 취향의 맞춤 옷인데 안감까지 완벽해야죠.
봄 햇살에 은은하게 빛나는 금빛. 입은 이를 금빛으로 은은하게 빛나게 해 주길 바라면서-
그야말로 은은한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갖춘 한복 한 벌이 또 주인을 찾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