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도 벌써 중순을 넘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현관 앞에 선물받은 수국 화분을 늘어놓고 봄을 맞이하는 중이랍니다.
요즘 오리미에서는 '샬랄라'스타일이 '대세'인데요.
물론 이 '샬랄라 스타일'은 오로지 저희 기준의, 오리미만의 독창적인 샬랄라인지라
이 글만 보고 파스텔톤, 연한 색들의 색동을 생각하시면 아니된답니다.
다행히도 저희가 생각하고, 풀어내어, 추천드리는 봄의 '샬랄라'한 신부한복을
참 많은 분들이 좋게 받아들여 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요즈음 너무 예쁜 봄 신부한복들을 잔뜩 만들고 있어요.
오늘 그 '샬랄라' 스타일 신부한복, 한 벌 꺼내어 볼께요.
저고리입니다. 뉘여 슬쩍 바라보는 저고리 원단이 참 독특하죠?
저희가 '샬랄라' 스타일이라고 말은 하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모든 한복은 기본적으로
깔끔한 디자인과 소재가 주는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간답니다. 샬랄라하다고 소재까지 들뜨면 아니아니되죠.
빛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는 이 원단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연두빛이 겉으로 오로라처럼 번져 온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느껴지실 거에요. 안감을 형광에 가까운 밝은 연두로 넣어 그 효과를 극대화했고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니 연두빛이 슬쩍 사라지고 파란빛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참 예쁘죠.
그리고 조금 더 멀리서, 정면으로 우뚝 마주하니
연두빛은 살짝 숨어 파란빛만 드러나네요.
이런 원단인 탓에, 사실 사진으로는 이 한복의 진정한 멋을 다 담아 낼 수 없어 아쉽답니다.
신부님께서 입고 움직일 때의 그 미세한 색 변화, 옷이 담아내는 빛에 그 멋이 있다 생각하기에-
그나저나 이게 무슨 '샬랄라' 스타일인가 싶지요?
저희의 '샬랄라' 스타일을 완성하려면 이렇게 치마까지 합세해야지요.
예로부터 신부들이, 신부 때에만 입을 수 있는 한복으로 무조건 녹의홍상만을 맞추던 시절이 가고
자신의 개성에 따라 옷을 선택하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이런 조합을 생각해 내었어요.
새 신부 시절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때이니
그 때의 젊음과 밝음이 받쳐 줄 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요.
그러면서도 아무나 입고 다니지 않는 희소성있으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가져가는-
짠. 요런 색 조합입니다.
위에서 너무 입방정을 많이 떤 덕에 기대에 못 미치지 않으려나... 살짝 걱정도 되네요.
입은 모습까지 보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말이지 새 신부 시절에 입어 더욱 아름다운 한복입니다.
치마 역시도 윗 사진들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저 분홍' 이 아니라,
잘 보면 이렇게 분홍 원단과 노랑 안감이 만나 주황빛이 감도는 분홍 치마랍니다.
평범한 분홍색 치마에 파랑색 저고리였으면 얼마나 멋 없고 촌스러웠겠어요.
이렇게 색 배합을 이용하여 두 가지 빛이 감돌게 만들었기 때문에
촌스러움보다는 고급스러움을 더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저고리가 유독 어둡게 나왔지만, 치마에 감도는 빛이 예뻐 한번 더 올려봅니다.
늦은 봄은 3월이 다 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따스해지고 있지만,
저희는 봄과 초여름 식을 준비하는 신부님들의 한복을 미리 만들면서 조금 더 봄을 미리 느끼고 있는 기분이에요.
보기만 해도 봄을 가져다 주는 것 같은 이 꽃들 같이,
화사한 저희의 봄 옷 소식 부지런히 가져다 나를 준비가 되었으니 이제 종종 놀러 오셔야 할 거에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