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이 되었습니다.
2014년을 하루 앞두고, 오리미의 한 해를 살짝 돌이켜 봅니다.
작년 한 해 처럼, 제작년 처럼 그리고 저희 어머니가 한복을 만드시던 그 이삼십 년 전,
할머니가 한복을 만드시던 더 오래 전 처럼
올 한 해도 오리미에서는 열심히 한복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새해에 바램이 있다면 지난 그 해들과 같이 한 해 동안 꾸준히 한복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늘 가지며 새해를 맞이해 온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근래에 만들었던 한복 중 특별한 한복을 한 벌 소개하려 합니다.
이 곱디 고운 한복 한 벌은, 최근 일본 히로시마현으로 바다 건너 날아간 옷이에요.
직접 뵙고 싶었지만 지리적인 한계 때문에 직접 뵙지 못하고 서로 이메일로 정보와 의견을 주고 받으며
만들어 진 한 벌입니다. 고객님께서도 이렇게 실물의 원단이나 느낌을 보지 못하고 옷을 결정하고 맞추는 일이 분명
쉽지 않으셨을 텐데- 그 시작의 결심에서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모든 것이 감사한 옷 입니다.
그리고 덕분에 너무 예쁜 한 벌이 또 세상에 빛을 보게 되어
또 한 번 뿌듯한 마음이고요.
새파란 안감에 새파란 고름, 고급스러운 고동색의 저고리 배색부터 참 멋있죠.
게다가 옥색의 치마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이런 아름다운 옥색은 어떤 양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뿐-한 느낌과 함께 신비스러운, 그러나 가볍지 않고 깊이감이 있는 그런 옥색이요.
평상시의 우리네 옷장에서 볼 수 있는 '파스텔톤', '민트색', '에메랄드색' 으로 느껴지는 옷들과는
무언가 다른 감각으로 느껴야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얕게 들어간 옥색 치마의 가롯결과,
새파란 안감이 살짝 보이는 이런 각도의 모습이 저는 참 좋답니다.
파랗고 얇은 고름은 이 고동색 저고리에 젊은 감각을 불어넣는 데에 한 몫 하고 있죠.
파랑과 고동, 옥색의 이 감각적인 색 배합 덕분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멋진 한복이 되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엔 섭섭하니 요즘 오리미에서 아끼는 브로치 하나를 곁들여 보았습니다.
아케이드와 호박 원석을 이용한 이 브로치는 하나의 작품 같죠 -
이렇게 브로치와 함께 하면 또 다른 멋이 있는 착장이 완성!
브로치를 착용하지 않고 그냥 입어도 충분히 제 몫을 하며 반짝반짝 빛날 옷이지만요.
올 한 해도 오리미를 찾아 주신 많은 분들,
오리미를 믿고 선뜻 옷을 맡겨 주신 많은 분들과
어디선가 오리미를 지켜봐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는 많은 분들까지
모두 모두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도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리며, 2013년 마무리 아름답게 잘 하시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