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오늘을 기념해서 슬쩍 기분을 내 볼까 하여
초록 저고리와 붉은 저고리를 함께 올려볼까 합니다.
어쩜 딱.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마침 최근에 이 한복 두 벌을 맞추신 분이 계셨네요.
일단 이 초록 저고리, 정말 '크리스마스의 초록' 기분이 나는 초록 원색이 강렬합니다.
고름 없는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원단의 무늬와 색깔로도 시선을 사로 잡는 저고리.
이 강렬한 초록 저고리의 치마는, 더 강렬한 꽃무늬 양단 치마에요. 굉장히 특이하죠.
이 디자인과 무늬를 소화하지 못할 사람이 잘못 입으면 옷에 사람이 푹- 묻힐, 그런 포스의 한 벌이랍니다.
제가 '소화하지 못한다' 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사실 이런 강렬한 한복을 소화하고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 입는 양장과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매일 입는 검정 회색 코트는 참 편안하고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백화점에 가서 새빨간 코트를 입어 보면 왠지 어색하고, 한 달에 하루 밖에 못 입을 것 같고... 그래서 덥썩 살 생각이 들지 않잖아요.
그렇지만 늘 멋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원색을 시도하고 입어 보는 사람은 모든 색을 잘 소화하는 것 같아 보이죠.
그렇듯 한복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입기를 시도하시는 분들은 점점 자신만의 매무새와 멋을 인식하고
이렇게 다양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저고리와 치마의 이 독특한 원단들은 저희가 미리 미리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던 원단들이라
더욱 희소가치가 높지요.
모란은 모란인데, 늘 보던 붉은빛이나 금색 은색이 아닌 푸른계열이라 느낌이 굉장히 독특하고 멋있어요.
저희도 이렇게 과감한 디자인을 진행할 때에는 괜찮을까, 너무 과하지 않을까 걱정도 살짝 하지만
결국 이렇게 멋들어지게 나온 완성작을 보면 언제 그랬나 싶게 서로 예쁘다 칭찬 일색입니다. ^_^
다음 붉은색 저고리. 위의 초록 저고리와는 다르게 이 붉은 저고리는 '크리스마스 빨강' 색은 아닙니다. ㅎㅎ
그래도 오리미만의 크리스마스 느낌을 내기에는 이 붉은색, 아주 적당하지요.
진한 빨강의 원단에 있는 무늬의 색과 안감으로 둔 진분홍색이 아주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양면 원단인가? 싶게 안감이 안성맞춤인 저고리입니다. 색상과 무늬 모두 참 여성스러워요.
이렇게 갈색 치마와 한 벌을 착용하면-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겨나는 한 벌입니다.
먼저 소개했던 초록저고리의 한복보다는 강렬함이 덜 하지만, 그와 전혀 다른 매력을 갖고 있기에
좀 더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착용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탄절에 행사가 있다면, 이 붉은 저고리를 입고 우아하게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참석하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해 봅니다. 나 크리스마스에요-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
은근히 느낌만 풍겨 주면서 컬러 코드만 살짝 맞춘 그런 모습으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