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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연회색 바지저고리에 붉은색 조끼마고자, 옥색 두루마기의 시아버지 혼주한복


밝고 환한 옥색의 두루마기, 시아버님의 혼주한복으로 지은 옷이랍니다. 이 두루마기 안에는 어떤 옷들을 함께 맞추어 지었을지 궁금해 지시나요? 







가장 안에 입는 옷. 바지와 저고리입니다. 

요즈음은 남자 한복 바지의 허리춤에 고무줄을 넣어 편하게 벗고 입도록 개량했지만, 옛날 방식대로 하면 허리끈으로 묶는 것이 정석입니다. 이 옷의 주인공이신 손님께서는 전통적인 옷 그대로를 원하셨기에, 바지의 허리에도 끈을 묶도록 제작했습니다. 물론 바짓단도 대님으로 묶도록 만들었고요. 






굉장히 간결하고 깔끔해서 너무 수수한 것 아닌가? 싶었던 연회색의 바지 저고리 위에는 이렇게 빨간 조끼를 덧입게 됩니다. 안에서 받쳐 주는 깔끔하고 은은한 색상과의 조화 덕분에 붉은색이 들뜨거나 튀지 않고 품위를 가지는 듯 합니다. 가로, 세로로 수없이 얽히면서 짜여진 원단의 질감이 한 몫 하기도 했고요. 






조끼 위에는 마고자를 덧입습니다. 같은 원단으로 제작한 마고자는 단추가 보이지 않을 때에는 굉장히 깔끔하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나지요. 


모든 구성을 전통 방식 그대로 하되, 원단과 색감에서 현대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새카만 검정색과 화려한 금색의 조화가 화려한 이 단추들. 

깔끔한 마고자 안에 숨겨 두었던 반전 매력이랄까요. 






은은한 연회색의 바지, 저고리를 입고 조끼와 마고자를 모두 착용한 모습은 이 사진을 보는 분들의 상상으로 맡깁니다.  






붉은 마고자까지 입고 그 위에 겹쳐 입는 마지막 겉옷인 두루마기입니다. 






전통적인 의복 문화를 따라 여러 겹을 겹쳐 입도록 한복을 만들었기 때문에, 겉옷인 두루마기와 안에 입는 옷들의 소재와 질감을 다르게 구성했습니다. 그렇기 떄문에  옥색 두루마기를 벗고 나타나는 붉은 마고자- 마고자를 벗으면 화려한 단추의 조끼와 연회색 저고리까지, 한 겹 벗을 때마다 은근한 반전같은 매력이 있는 한 벌이 될 거에요.





2017년 9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지은 오리미의 시아버지 혼주한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