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에 입으면 가장 예쁠, 새하얀 꽃이 가득 핀 목수 저고리입니다. 오래전에 아이 한복을 한 번 소개했던 것 외에 성인용 목수 한복은 처음 소개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오리미에서 즐겨 사용하는 원단은 아니지만 오래 전에 목수 원단을 즐겨 사용하던 때가 있었답니다.
이 새하얀 목수 저고리는 몇 년 전에 오리미에서 다른 원단으로 비슷한 저고리를 맞추셨던 고객님의 요청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목수는 면 원단 전체에 자수가 들어가는 원단을 이야기합니다. 요즘 보통 '레이스 저고리' 라고 부르는 옷이기도 하지요. 엄밀히는 얇은 레이스보다는 면 전체에 자수가 놓여진 원단인지라 눈으로 볼 때 만큼의 시원함은 착용했을 때 느끼기 힘들답니다. 보기보다 도톰하거든요.
뽀얗고 말간 이미지가 가득한 이 새하얀 목수 저고리, 일상복의 느낌보다는 좀 더 격식있게 차려입은 느낌을 주고자 진초록 치마와 함께해 보았습니다. 이 조합은 성숙하고 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 벌이 되는 듯 한데요. 오리미의 다른 한복치마들과는 또 어떤 궁합을 보여줄 지 한번 확인해 볼까요?
베이지색 항라 치마와 함께해 봅니다. 색의 대비가 확실했던 진초록 치마와는 달리, 새하얀 목수 저고리와 항라 치마가 은은하게 어우러지면서 단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겨냅니다. 왠지 이 옷을 입고 한옥의 대청 마루에 앉아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됩니다.
항라 치마의 결 때문인지, 시원한 바람결을 품고 있는 듯 한 이미지로 구성된 한 벌.
그런가 하면 이 환한 연두빛 치마와 함께하니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갑자기 발랄하고 경쾌한 한 벌이 되었습니다. 막 꽃봉오리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봄의 들판을 거닐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는 한 벌의 조합입니다.
이 저고리의 주인은 한복을 자주 착용하시고, 동정이 더러워지면 직접 새것으로 바꾸신답니다. 그래서 오리미에서 짓는 다른 한복들에 비단 동정이 달려 나가는 것과는 달리, 일반적인 종이 동정을 달아 완성해 드렸습니다.
위의 새하얀 목수 저고리의 주인분께서 몇 년 전에 오리미에서 맞추셨던 저고리도 궁금하신가요? 손질을 위해 가져오신 저고리도 함께 기록해 보았습니다.
이번에 지은 원단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원단입니다. 자수의 양이 적고, 꽃잎을 펀칭 기법으로 처리해서 훨씬 얇은 소재의 저고리입니다.
초록 비취 나비 브로치를 목깃에 달면 딱 예쁜, 목수 저고리입니다. 시원한 색감의 하늘색 치마와는 단정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어우러지죠.
우아하고 차분한 이미지들이었던 위의 조합들과 달리, 이렇게 강렬하고 원색적인 빨강 치마와도 어우러지는 목수 저고리입니다. 다양한 색의 조합은 그야말로 새하얀 백색이 가진 장점이라, 한복을 즐겨 입으시는 분들이라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저고리인 듯 합니다.
이왕 이야기 나온 김에, 아주 오래전에 지은 아이한복도 찾아보았습니다.
2010년의 게시물에서 찾은 오리미의 아이한복입니다. 포스팅하기도 훨씬 전에 찍었던 사진이니, 정말 오래 전에 지었던 목수 한복인데, 워낙 입기 편한 옷이었던지라 아이가 마르고 닳도록 입고 다녔던 옷이에요.
동생의 돌 사진 찍으러 함께 갔다가 사진사 아저씨가 어색하고 낯설어서, 촬영 내내 웃는 얼굴 한 번 포착하기 힘들었던 어느 날의 사진이랍니다.
오랜만에 손에 잡아 본 새하얀 원단, 오리미의 목수 저고리와 다양한 한복 치마들이었습니다. 어떤 치마와의 조합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