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미의 남자아이 돌 한복입니다. 뭔가 색다르죠? 늘 보던 옷들과 어디가 다를까요. 바로 깃과 동정을 생략했다는 것인데요. 아마 오리미를 지켜보신 분들은 보신 적이 있을 거에요. 지난 해의 여름에도 이렇게 깃 없이 아주 심플하고 모던한 아이 돌 한복을 만들었었답니다. (참고: 디자인도 색상도 정갈한 색동 저고리와 쾌자, 오리미 남자아이 돌 한복 )
깃과 동정을 생략한 쾌자라는 점은 같지만, 전반적인 배색과 디자인이 상당히 다르답니다.
쾌자의 잠금 부분은 윗쪽에만 있어, 아이의 움직임에 따라 저고리의 색상이 더 많이 보이게 된답니다. 그래서 배자와 저고리의 배색을 더욱 신경써야겠죠? 아주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원단에 있는 잎새 문양 덕분에 심심하지 않답니다.
무엇보다 저고리와 쾌자의 배색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아주 점잖은 배색이라, 갓 돌을 맞은 아이가 갑자기 성숙해진 느낌이 날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벌 전체에서는 약간의 반전이 있으니 기다려 주세요.
이 쾌자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보다 이 복숭아씨만한 아름다운 단추입니다. 평소엔 이 안에 숨겨져 있는 듯 하지만, 달랑거리도록 단추를 길게 달았기 때문에 아이가 움직이거나 걸을 때 살랑살랑 자태를 드러내며 춤추게 될 단추랍니다.
위에서 쾌자와 저고리만 보았을 때엔 아주 점잖은 선비 같은 배색이었지만, 바지에서 이렇게 경쾌함을 드러내는 반전이 있답니다. 성인 남성의 한복이었다면 이 배색에 아주 진한 색 바지를 함께했겠지만, 아이 때만 가질 수 있는 분위기와 에너지를 배색을 통해 드러내 주고 싶었어요.
저고리와 바지만을 입었을 때에는 이렇게 경쾌하고 어여쁘지만, 쾌자를 걸치면 늠름한 꼬마선비의 모습으로!
색동 저고리 대신 단색의 저고리를 만들었지만 소맷단에 딱 세 가지 색상만을 배색하여 넣었는데, 저고리의 바탕색과의 색상 조합이 너무나 곱고 섬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섬세하고 감성적인 색동의 느낌이랄까요. 디자이너가 고심고심하며 만들어 냈을, 그 섬세한 손길을 상상하게 됩니다.
분홍 바지의 아랫단에 넣은 붉은 끈 장식도 다른 질감의 원단을 사용하여 옷에 재미를 더합니다. 붉은 끈 장식 덕분에 옷에 훨씬 활기와 에너지가 더해지는 것 같지요.
자, 이렇게 한 벌을 입으면 얼핏 이런 느낌이 나겠죠. 쾌자와 저고리만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죠?
아이가 옷을 입게 되면 분홍 바지가 보이는 면적이 훨씬 적어질 거에요. 그래서 '얼핏' 이라는 표현을 썼답니다. 게다가 막 돌을 맞은 아이의 체형보다 훨씬 크게 만든 옷이거든요.
그나저나, 아이가 주인공인 돌잔치에 이렇게 간결하고 깔끔한 한복만 입으면 왠지 아쉬울 수 있겠죠? 돌잔치에는 이렇게 호건을 쓰고, 다섯개의 주머니가 달린 화려한 자수 돌띠를 두를 거에요.
어린아이가 씩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호랑이의 얼굴이 모자에 새겨진 호건. 실제로 쓴 모습을 보면 호랑이의 얼굴과 대비되는 아이의 뽀얀 얼굴 때문에 어찌나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모른답니다.
그리고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돌띠를 허리에 두릅니다. 모든 부모의 마음을 담은 전통적인 소품이라 할 수 있겠죠. 아이의 첫 한복이 될 이 옷에 저희 또한 그 기원과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한 벌을 완성합니다.
오리미의 남자아이 돌 한복 한 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