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온 가족의 한복 나들이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금껏 오리미에서 맞추신 한복들을 모두 가져온 터라 여러 벌을 갈아입으며 촬영할 수 있었어요.
마침 여름이 시작되기 전의 날씨라 깨끼와 양단 모두가 잘 어우러지니 날씨도 참 적당한 날이었답니다.
북촌의 고택 장독대에서 찍은 한 컷도 참 아름답죠?
따지고 보면 장독대 근처에서 입게 되는 한복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연출이니깐요. ^_^
많은 부분이 현대화되었지만 그래도 옛부터 계승되어 온 전통 의복인만큼
한복이 가장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장소는 역시 옛 정취가 물씬 나는 장소들인 듯 합니다.
새빨간 저고리와 검정 치마는 그 색상만으로도 화려하고 고급스러움을 가득 품고 있어요.
사진 속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옷 한 벌이랍니다.
저고리의 동정 위쪽, 어깨에 가깝게 단 커다란 브로치는 원래 머리꽂이로 제작되어 있던 제품을 보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기에 저희가 브로치로 새롭게 디자인해서 제작한 악세사리랍니다.
고급스러운 광택의 검정 바탕에 색색깔의 실과 빛나는 금사로 꽃무늬가 들어간 치마.
이 치마는 히로시마로 보낸 후 저희도 오랜만에 다시 마주했습니다. 아래로 이어지는 사진들을 보시게 되면 이 치마의 활용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을 거에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가지 색 저고리를 지어 함께 한다고 해도 모두 어울릴, 효녀 아이템이랍니다.
같은 치마에 새파란 저고리로 갈아입고 나오는 참입니다.
저고리만 바뀌었지만 그새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죠?
엄마가 옷을 갈아입는 사이 딸도 다른 옷으로 갈아 입고 대청마루를 걸어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일부러 짧게 제작한 치마입니다.
보라색 저고리에 샛노란 치마의 이 한 벌은 처음 맞춘 이후로 키가 훌쩍 커진 딸을 위해 수선을 한 번 거쳤지만,
이제 1-2년만 더 있으면 소맷단이 훌쩍 올라가지 않을까 싶네요. 오랜만에 옷을 다시 마주하는 저희로서는, 금방 자라는 아이들의 변화를 실감하게 됩니다.
(2016/06/10 - 밝은 보랏빛 저고리와 샛노란 치마의 여자아이 한복)
가장 먼저 맞추었던 옷이라서인지, 왠지 좀 더 애띠고 발랄한 느낌을 가진 사랑스러운 색상의 한 벌이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검은 양단 치마는 이토록 새파란 저고리와도 한 벌인 양 아름답게 어우러집니다.
깊은 빛을 지닌 검정색 오닉스와 진주로 만들어진 반지와 브로치 세트를 함께 착용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저고리를 바꾸었습니다. 이번엔 초록 저고리입니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원단과 문양이 다른 원단으로 만들어진 저고리입니다.
붉은 저고리의 고혹적인 느낌, 새파란 저고리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에 이어 밝고 활기찬 초록 저고리의 느낌이 모두 검정 양단 치마와 균형감있게 어우러집니다.
돌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참 어여쁘게 찍혔습니다. 이번엔 봄부터 초가을까지 입는 깨끼로 갈아 입고 찍었습니다.
한결 가뿐해진 모습이지요.
자연광이 비추이는 실외에선 초록색이 더 강해지는 저고리와 파랑 치마를 함께 입었습니다.
고택의 풍경과 너무도 아름답게 잘 어우러진 엄마의 사진들과, 애교섞인 포즈가 함께한 딸의 사진입니다.
엄마의 옷과 딸의 옷은 비슷한 소재이지만 각자의 분위기에 맞게 개성을 뿜어내고 있는 듯 합니다.
여러 벌의 옷을 갈아 입고, 장소를 바꿔 가며 촬영한 만큼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는 풍경입니다.
마지막으로 촬영한 이 한복은 오리미와 손님이 처음 인연을 맺고 제작했던 옷이랍니다. 생소한 지역이었던 일본 히로시마로 이 옷을 상자에 담아 보낼 때 참 두근거렸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시고, 잘 입어 주셔서 저희도 감격했던 기분이 되살아나는 듯 합니다.
가르마 위에는 배씨댕기를 달고, 땋아 늘어뜨린 머리 끝에는 새빨간 자수 댕기를 단 딸과
섬세하게 세공된 머리꽃이를 한 엄마가 손을 맞잡고 이마를 대어 봅니다. 사랑스러운 풍경이지요.
이렇게 쭉 정리해서 선별한 사진은 몇 장 되지 않지만, 꽤 더워진 날씨에 아침부터 참 고생이 많았던 날이랍니다.
가장 고생해 주신 사진작가님, 그리고 이날의 주인공이었던 고객님들이 모두 힘들게 노력한 덕에 이렇게 어여쁘고 소중한 날의 추억이 아름답게 기록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촬영한 사진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신 고객님께 감사드립니다.
2016년 한 해의 중간쯤에서 기록한 이 특별한 날이 고객님께도, 아이들에게도 평생 아름답고 행복한 어느 날로 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의상: 오리미한복 (모든 옷과 악세사리는 오리미에서 맞춤제작하신 개인 소장 한복입니다.)
사진: 담아드림
장소: 북촌, 삼청동 일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