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는 정말이지 쨍쨍 내리쬐는 햇볕과 바람 한 점 없이 높아지기만 한 온도에 참 더운 날들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새 말복까지 하루 앞으로 다가왔네요. 다들 더위를 잘 피하며 이 여름 보내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무더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나니 아무래도 시원한 색상, 시원한 소재에 자연히 손이 갑니다.
이 더위 속에서도 이런 한복이라면, 싶은 한 벌.
새하얀 모시 저고리와 치마입니다.
연한 물빛의 원단에 거칠게 들어간 청록색 가로줄들이 더해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냥 하늘색' 치마가 아니라 강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결 같은 이미지의 치마가 되기도 하고-
맑고 차갑게 흐르는 시냇물의 이미지를 지닌 치마가 되기도 합니다.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시원한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색상과 질감을 지녔습니다.
저고리 전체를 커다란 바둑판처럼 가로로 한 줄, 세로로 또 한 줄씩 접어박기하여 넓은 격자무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사랑스러운 색상으로 소소한 소재들을 수놓았습니다.
자수를 색색깔로 튀게 놓으면 공들여 만든 격자무늬보다 자수가 눈에 띄어 과해 보이거나 유치해 보일 수도 있어 3가지의 색상만 사용해 있는 듯 없는 듯 하게 수를 놓았습니다.
시원한 이 한 벌의 한복에 박쥐 삼작 노리개로 멋을 더합니다.
섬세하고 여리여리한 느낌이 드는 사랑스러운 모시 저고리와 하늘색의 물빛 치마.
보는 이 마저도 시원하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여름의 한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