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미가 봄의 한복들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벌써 지난 겨울 12월부터입니다.
봄의 혼사, 그리고 그 전의 촬영까지 대비하여 두어 달씩 서둘러 준비하는 분들의 옷을 차근차근 만들어 왔는데, 이제서야 그 때 만들었던 봄의 색들을 차근차근 꺼내봅니다.
오늘은 색만 봐도 기분이 경쾌해지는 신부한복입니다.
100미터 밖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을 것만 같은 진분홍색 저고리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분홍색 저고리의 쨍한 색감은 그 넓다란 면적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먼저 잡아 끌게 되겠죠.
경쾌하고 밝은 신부의 느낌을 보여주는 색감의 한 벌 구성에 아주 어두운 남색 고름을 달아 저고리의 마무리를 해 주었습니다.
저고리의 진분홍은 아주 튀는 색이지만, 그 색감 덕분에 굉장히 깔끔하고 딱 떨어지게 단장한 느낌이 난답니다.
이 진분홍 저고리를 진한 색 치마와 입으면 또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겠다 생각도 해 봅니다.
노랑빛이 많이 느껴지는 밝은 주황색 치마입니다. 서걱서걱 소리가 날 것 같은 재질이 매력적이죠.
봄여름의 얇은 원단임에도 불구하고 성질이 빳빳하며 힘이 있어 각이 사는 이 항라 원단은 그 성질 덕분에 옷의 모양이 살고, 입었을 때 나는 태가 예쁠 수 밖에 없답니다. 그 덕분에 관리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어서 아름다움에는 댓가가 따른다는 말이 진리인가 싶습니다.
경쾌하고 밝게 웃고 있는 신부의 모습이 상상이 되는, 에너지가 가득한 오리미의 봄 신부한복 한 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