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첫 눈에 신부한복임을 알아챌 수 있는 빨강 저고리와 노랑 치마의 한 벌입니다.
노랑과 빨강색의 한복은 녹의홍상에 이어 어느 지역의 어느 분이든 모두 함박웃음으로 신부를 바라보게 될 조합이에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구별없이 사랑하는 색 조합이지만, 그만큼 쉽게 흔해 보이거나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색상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저희가 늘 손님들에게 드리는 조언은 '좋은 원단을 사용해야 한다.'라는 것인데요.
오늘의 이 신부한복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특별해진 한 벌입니다.
옷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듯 합니다. 참 예쁘죠.
꽃넝쿨이 아름답게 곡선을 흐르며 작은 잎사귀와 꽃들이 가득찬 패턴이 특이하게도 굵은 줄무늬처럼 짜여진 원단입니다.
줄무늬도 독특하지만 더 독특한 것은 그 패턴 안의 색상이죠. 노랑, 초록, 파랑, 분홍, 보라이 그라데이션을 이루고 있어 패턴을 역동적인 느낌으로 보게 합니다.
이 그라데이션 색상을 '색동'이라 칭한 것은 예비 신랑님께서 마치 색동저고리 같다고 하신 말이 인상깊어 저희가 그리 칭했는데요.
정말이지 패턴 안에 색동 무지개가 스며들어 간 것 같지 않나요?
패턴이 두꺼운 줄무늬를 이루고 있어서인지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단정하게 배열된 느낌을 주는 가운데,
중간 중간 이렇게 수복문과 함께 큼지막한 전통문양이 들어간 부분들 또한 이 원단의 멋 중 하나입니다.
줄무늬가 단조롭지 않도록, 중간중간 자유롭게 끼여들어 금사의 화려함을 함께 뽐내줍니다.
노랑색과 빨강색이 주는 높은 채도만으로도 아름답고 경쾌하지만
저고리 속 무지개 그라데이션은 패턴이 보여줄 수 있는 발랄함과 화사함을 200% 뽐내는 듯 합니다.
이 화사함과 경쾌함 사이에서 무게를 맞추듯, 진한 남색의 고름 또한 멋스러운 포인트죠.
그 날의 주인공이 될 가장 아름다운 신부를 위해, 오늘도 오리미의 옷 한 벌이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