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고, 연휴가 지난 첫 주의 월요일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셨나요?
저희는 이제서야 새해 인사를 드리게 됩니다. 감사했던 2015년을 딛고 다시 2016년을 시작합니다.
찾아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새해 인사를 함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이번 겨울 디스플레이 한복들을 올려봅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번 겨울' 이라는 표현을 쓰니 기분이 이상한데요.
지난 연말과 새해를 떠올리며 지금까지와는 좀 더 다른 분위기와 컨셉을 연출해 보았답니다.
첫 컷에서 예상하셨겠지만, 아주아주 화려하죠-?
치마에서 반사되는 금빛 보세요. 금사로 아주 꽃잎이 빡빡히 가득차 풍성한 국화가 공작새마냥 펼쳐져 있습니다.
그걸 의도한 것인지, 국화 아래 꽃병엔 공작 깃털이 꽃혀 있기도 하네요.
짙은 고동색의 바탕에 반짝이는 금사와 분홍색 실이 얇은 선으로 비단을 가득 채웠습니다.
상의도 아주 밝은 주홍빛에 금사 모란넝쿨로 가득차 반짝입니다.
양단이 가진 화려함을 조금도 주저 말고 맘껏 뽐내어 보라면 오리미에선 이런 느낌으로 옷을 짓겠지요.
원단에 시선을 더욱 집중시키기 위해 고름은 없애고, 청보라색 동정을 달아 색의 대비로 재미를 줍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그야말로 금빛이 반짝이게 되겠죠.
잘못 매치하면 부담스러워 질 수도 있지만 잘 매치하면 이 화사한 한 벌을 아름답게 마무리 지어 줄,
커다란 비취 노리개도 함께해보았습니다.
이런 극한의 화사함은, 누구라도 목이 빳빳해 지고 턱을 바짝 올리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 줄 것 같지 않나요?
왕비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 줄 것만 같은 한 벌입니다.
그리고 옆에는 또 다른 느낌의 양단 한복을 지었습니다.
채도높은 분홍빛, 형광 분홍빛의 치마가 심상치 않죠?
저고리가 아주 어두운 색상이지만, 분홍빛의 색감 때문에 왠지 젊고 발랄한 느낌이 느껴집니다.
상의는 고상하고 우아하게, 하지만 금사 문양이 아기자기하게 들어간 분홍색 치마는 경쾌함과 젊음을 가득 머금고 있죠.
전체 옷에서 치마의 색과 질감이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아무리 짙은 저고리를 입었다 하더라도
이 옷을 보고 나중에 남는 이미지는 '밝은 분홍빛의 경쾌함'일 거에요.
분홍색이나, 밝고 경쾌한 색이 부담스럽지만 화사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은 분들은
이렇게 차분하고 어두운의 저고리로 얼굴 톤을 밝아 보이도록 하면서 치마의 색상으로 화려함을 마음껏 뽐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이 한복은 지나가던 분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한 벌입니다.
많은 분들이 길을 걷다 이 옷을 보고 매장에 들어오시는 일이 잦았는데요.
부족한 사진으로 실물의 질감과 색,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지 못해 아쉽기도 한 옷이기도 하고요.
카키색 벨벳으로 저고리를 지었답니다.
요즘에야 특이한 일이지만, 아주 예전에 저희 어머니 세대에 한복을 자주 입던 시절에는 다양한 직물로 한복을 지었었답니다.
저희는 어머님께서 그 벨벳 한복들을 짓는 것을 보며 자랐는데, 막상 저희가 벨벳 한복을 지어드릴 일은 점점 없어지고 있네요.
그 당시엔 '비로도'라고 불리던 벨벳, 그 기억을 떠올리며 올 겨울에 꼭 디자인해 봐야지 생각했던 벨벳입니다.
벨벳 그대로의 질감만을 살리기 위해 무늬 없는 벨벳을 이용했고, 베이지빛의 비단 동정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진한 남색의 치마에 자줏빛 금사로 여성스러운 문양이 가득한 원단으로 폭 넓은 치마를 지었습니다.
저녁이면 어둠 속 조명 아래 더욱 빛나는 벨벳 저고리와 진남색 치마.
회색 밍크털을 멋스럽게 단 자줏빛 누빔 털배자도 한 켠에 이렇게 세워져
이 겨울 오리미의 간판 역할을 충실하게 해 주고 있답니다.
봄이 오기 전 까지 조금 더 멋을 뽐내고 있을, 2015-2016년 겨울 오리미한복 디스플레이 한복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