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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가을, 겨울 한복

독특한 질감의 붉은 치마와 녹회색빛 저고리의 오리미 신부한복


그간 기록해 둔 옷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도 이번 주에는 다양한 질감과 색상의 신부한복을 연이어 소개하게 되네요. 오늘의 한복 또한 독특한 질감과 멋스러운 색상의 오리미 신부한복입니다.


사진 한 장으로 느낄 수 있는 색상과 질감의 첫 인상, 독특하고 매력적이죠? 


사이버틱하다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특이한 광택을 내는 붉은 치마에, 녹색과 파란빛이 감도는 회색으로 저고리를 지었습니다.

저고리에는 제 원단으로 고름을 달아 오롯이 원단의 멋에 집중했고요.

애교스럽게 달아 준 새파란 안고름은 앙증맞거나 귀엽다기보다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가로줄로 성글게 짜여진 녹회색빛 원단은 원래 녹색과 진회색을 가지고 있는데, 안감으로 새파란 군청색을 넣었기에 겉감에서 파란색이 비쳐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녹색, 파랑, 진회색이 함께 공존해 색을 내는 독특한 색감이 완성되었습니다. 




진한 주황빛 원단에 얇은 막을 한 겹 입힌 것 같은 독특한 질감의 원단으로 치마를 지었습니다. 

원단 전체에 씌워진 듯한 이 광택 덕분에 붉은 빛이 차분하게 떨어져 현대적인 느낌이 난답니다. 




이 독특한 색감에는 안감으로 보색을 넣어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비쳐 나오는 보색 덕분에 붉은빛은 더 차분한 깊이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범주를 좀 벗어난 현대적인 해석이지만, 녹의홍상의 접근법을 살짝 따르고 있기도 한 신부한복이랍니다.

녹색빛이 도는 회색 저고리와 붉은 치마, 누가 봐도 전혀 곧바로 알아볼 순 없는 녹의홍상이기에 '범주를 벗어났다'고 표현하게 되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살짝 녹의홍상의 느낌을 넣었다,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려한 삼작 노리개부터 좀 더 심플한 글자 노리개까지, 다양한 노리개를 함께했을 때에도 멋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맨 처음의 삼작 노리개가 가장 신부 느낌이 나면서도 화사하게 어우러지고, 중간에 있던 비취 노리개는 술의 그라데이션 덕분에 옷에 무게감을 불어넣어 주는 듯 합니다. 그리고 맨 아래의 회색 술과 '복'글자의 옥 노리개는 아주 단정한 모습으로 꾸며지네요. 


사진으로 이 옷을 보실 땐, 광택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 한데요.

착용했을 땐 오히려 저고리의 성근 짜임과 대비되어 치마의 광택이 더욱 멋져 보이는 한 벌이라고 저희는 자화자찬해 봅니다. ^_^ 

옷만 보았을 때 보다 입었을 때 딱 떨어지는 세련된 느낌을 주는, 오리미의 신부한복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