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쨍한 핫핑크색이 시선을 사로잡는 신부한복 한 벌입니다.
핫핑크색 항라직으로 모던한 느낌의 저고리를 만들어 놓으니 캐주얼한 느낌도 나지요. 한복인데도 말이에요.
경쾌하고, 활동적인 느낌이 가득합니다. 분홍색이 이렇게 강렬한데도 마냥 여성스럽기만 하지 않고 활동성까지 느껴지는 이유는
길게 늘어뜨려진 진청록빛 고름과 황토색 치마와의 조합 때문이겠죠.
그리고 이 두 가지 색이 밝고 경쾌하면서도 과하게 들뜨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저고리와 치마 모두를 항라 원단으로 만들었기 때문일 거에요.
현대적인 느낌이 강하면서도 원단 자체가 가진 힘 때문에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동색 가로줄이 들어간 황토빛 원단에 차분한 노랑 안감을 넣어 만들어진 색감입니다.
그리고 위의 한 벌에 당의를 한 벌 함께 맞추셨는데요.
이왕 입는 당의,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의 느낌에서 더 재미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핫핑크색 저고리와는 아주 다른 느낌을 주는 진청록색을 선택했습니다. 당의를 벗었을 때의 '반전이 있는 한 벌' 이랄까요.
당의란 것이 원래 그런 아이템이지만, 금박이 주는 화려함과 진한 바탕색상 때문에
황토빛 치마와 입은 이 한 벌은 굉장히 고급스럽고 무게감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궁중한복의 기품이겠죠-
핫핑크색이 눈에 띄어 아주 활기차고 상큼했던 한 벌이, 당의를 입음으로서 이렇게 성숙미와 고급스러움으로 감싸입니다.
당의에 부착한 오조룡보의 자수도 아주 깔끔하고 꼼꼼하게 잘 만들어 진 것으로 달았습니다.
자수의 완성도가 높고, 그려진 용의 모습도 경쾌합니다. 왕과 왕비의 옷에만 들어갈 수 있었던 발톱 다섯 개의 용이죠.
용이라는 강렬한 소재가 그려져 있지만, 금사와 더불어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색상들로 자수가 곱게 놓여져 있습니다.
벗었을 때의 색상 반전이 있는 당의와 저고리, 치마의 조합이 재미난 한 벌.
또, 핫핑크색 저고리와 황토빛 치마 색상의 조합이 독특하여 흔치 않으면서도 사랑스럽고 경쾌한 이미지의 신부한복 한 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