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미 블로그에서 정말 드문 '착용샷'으로 글을 시작해 봅니다.
가봉 날 잠깐의 틈을 타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요, 가야금과 어우러지는 저희 옷을 직접 이렇게 보니 또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한복의 주인공은 고등학생인 소녀 고객님으로, 가야금 연주시 무대에서 입을 공연용 한복을 맞추셨답니다.
가봉의 끄트머리에서, 가야금을 무릎에 얹고 앉았을 때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하려고 이렇게 악기를 꺼내 자세를 잡아 본 참이었습니다.
볼륨을 많이 주어 풍성해진 치마에, 소매와 몸통 부분이 아주 날씬하게 떨어지는 오리미의 한복 태가
연주하는 모습과 곱게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죠?
고3인 손님의 나이를 생각해 학생과 성인의 중간 지점에서 상큼함과 고급스러움을 가져가는 배색으로 옷을 진행했습니다.
아무래도 무대 위에 종종 올라가는 옷이 될 테니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 한 독특한 배색일 수록 좋겠고요.
이 조합의 옷은, 초록과 빨강(자주)의 배색이 들어간 덕에 신부님들이 선택할 만한 배색이기도 합니다.
옅은 베이지빛 원단의 겉에는 형광기가 도는 연두빛이 감돌아 저고리와의 조화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요.
사실 이렇게 가까이 보면 이 치마는 베이지빛이 아니었죠.
하지만 베이지빛으로 보이는 배색을 사용해 두 원단이 합쳐지면 옅은 베이지빛으로 보이면서 겉으로 연두빛 광택이 돌게 됩니다.
그리고 여성스럽고 화사한 이미지를 더하도록, 자주색 안고름을 더해줍니다.
진한 보라색의 고름은 전반적으로 밝은 톤인 옷에 무게감을 더해 중심을 잡고요.
가야금의 줄과 금칠된 무늬 장식이 멋져서 또 이렇게 한 컷 담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야금에 새겨진 저 어여쁜 무늬들엔 하나하나 금칠이 되어 있어 더욱 고급스럽더라고요.
저 멋진 가야금과 함께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날 고운 한복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