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모시 저고리는 모시!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색 중 하나인 하얀색- 저고리입니다.
하지만 그저 밋밋하고 평범한 모시 저고리가 아닌, 은은하게 멋부림을 낸 저고리이죠.
그래서인지 이 강렬한 주황 치마와 함께해도 저고리가 기죽지 않는 느낌.
저고리의 아기자기함이 왠지 성숙한 여성 안에 잠들어 있던 작은 소녀를 깨워 줄 것만 같은... (하핫)
왠지 그런 상상을 해봄직한 귀여운 들꽃 무늬들이 자수로 놓여 있어요.
앞서 연갈색 저고리와도 함께 매치해 보았던 주황 치마의 결이 참 예쁘죠.
주황 치마의 고혹적인 여성스러움과 저고리의 섬세하고 아기자기함이 만나 서로를 절충해 주고 있는 느낌이에요.
역시 저고리의 격자 무늬는 한 칸 한 칸 접어 박아 만든 수작업물의 결과.
주황 치마는 사실 저런 핑크빛 속내를 품고 있고요.
반대로 연푸른 치마에도 매치해 봐야지요.
이 색 조합은 왠지 좀 더 어른스럽고 성숙하고, 차분해 보이는 조합이죠?
오늘, 금요일 오후의 햇살은 이번 주 중 어느 날보다 강렬했던 듯 하네요.
이런 날에도 하이얀 색 뿐만 아니라 정갈한 옷맵시 덕분에,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사람들이 기품을 차리기 위해 입곤 했던 고급 직물이었던 모시.
아무리 더워도 이 한 벌 빼 입고, 에어컨 아래에 푹신한 방석 하나 깔아 놓고 비스듬히 앉아 있으면
어느 양반 하나 부럽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바라만 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