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복 한 벌은 친정어머님의 혼주 한복입니다.
모란과 당초넝쿨이 그득한 원단으로 만들어진 선명한 분홍 저고리에요.
안감을 더 환한 핫핑크로 두어, 겉의 겉감이 좀 더 선명하고 화사한 색감이 돋보입니다.
그래서인지 하이얀 동정이 어느 때보다 더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느낌이 드네요.
소매 폭이 넓고 소맷단이 짧으며,
고름의 폭도 넓고 길이도 긴 형태의 저고리입니다.
함께 맞추신 치마는 회색에 가까운 남색 치마입니다. 남회색이라 부르면 될까요.
굉장히 여성스럽고 화사한 핑크 저고리에 비해 중성적인 색깔의 치마로
과하지 않게 한 벌의 발란스를 맞추었습니다.
이렇게 보시면. 고름이 길긴 길죠?
원래 고려 시대 즈음의 여자 저고리 고름은 실용성만을 고려해서 좁고 짧은 길이였다고 해요.
조선 후기에 들어와 여자들의 저고리 길이가 짧아지기 시작하면서
고름은 넓고 길어져 실용성보다는 미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특징이 돋보이기 시작했답니다.
그리하여 21세기인 지금은,
당연히 손님의 취향과 아름다움을 고려하여 고름의 길고 짧음, 넓고 좁음 모두가
주관적인 선택사항으로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참 여성스러우면서 곱다 싶은 이번 친정어머니 한복에는
동글동글하고 여성스러운 옥과 중성적인 남색 오봉술과 매듭이 매치된 이 노리개가 딱이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