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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녹의홍상, 금박을 놓은 신부 한복 - 저고리와 치마



그새 날이 많이 추워져 밖에 나가면 한껏 웅크리고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에요. 그치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추워질 순 없잖아요.
그래서 한겨울 눈처럼 하이얀 색에 파릇한 연두빛이 들어간 예쁜 국화를 사다 꽂아두었습니다.
정성들여 꽃꽂이를 해 두든, 아무렇게나 항아리에 꽃아 두던간에
꽃이라는 존재 자체는, 공간에 놓여짐으로 인해 보는 이의 마음을 참 따스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어여쁜 새색시 손님이 찾아 가시기 전에 얼른 찍어 둔, 신부한복 한 벌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녹의홍상'에 관한 포스팅(2010/11/16 - 녹의홍상) 을 올리면서 이야기했죠.

녹의홍상-裳  연두 저고리와 다홍 치마.  

전통적으로 내려 오는 신부한복의 정석이라 말할 수 있는 조합으로,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선택하시는 신부 한복이에요.
그렇지만 굉장히 흔하게도, 연두 저고리에 다홍 치마, 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버리면 참 재미가 없죠.
녹, 홍 계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상당히 넓거든요.



그래서 오리미에서 맞추는 녹의홍상의 신부한복들은
기본과 전통을 지키면서도, 개인의 얼굴에 맞는 녹색계열과 홍색계열을 찾아 옷을 만들어 드리고 있죠.
피부톤에도 웜톤, 쿨톤이 있고 또 그안에서 무수히 많은 단계를 거치는데
모두다 같은 '연두' 색을 입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죠? ^_^


피부톤과 분위기에 맞는 저고리와, 각자의 생김새에 맞춘 금박과 은박의 선택
또 전체적인 키와, 체형에 맞추어 금박과 은박의 무늬와 크기를 결정해서 한벌 한벌이 딱 '내 옷' 이 되어야겠죠.




고운 청색의 금박 삼회장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매치했어요.
햇빛을 받아서 더욱 새빨개진 치마입니다.

빛이 덜 한데서 보면 좀 더 차분하고 은은한 빨강의 치마인데 말이죠.





쌩쌩 부는 찬바람은 어디 숨었나 싶게
창문으로 밀려드는 햇빛은 참 따스한 얼굴을 비추네요.

요 한복만 두고 보자면, 너무 수줍고 부끄러운 새신부 보다는
의젓하고 세련된 새신부의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너무 도시적이거나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청색의 저고리에
붉은색 치마가 매치되어 그 긴장감을 한껏 여유롭게 풀어 주고 있는 느낌이죠.




새로 온 노리개도 한번 달아 볼까봐요.





고운 한복 한 벌에 고운 노리개까지
여기에 이 계절에 걸맞는 예쁜 털배자까지 입어 보고 나서  
하얀 웨딩드레스를 처음 입어 보았을 때의 그 느낌 못지 않은 놀라움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