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여름에 미리 맞춰 가셨던 신랑한복 두 벌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어릴 때 이후로 한번도 입어 보지 못하다가 어른이 되고, 결혼을 앞두고 신랑신부가
가봉하러 오셔서, 맞춘 한복을 입어 볼 때 서로 놀라고 감탄스러워하는 그 눈빛이 참 사랑스러운데요.
물론 신랑신부 못지 않게, 양가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한복을 입으셨을 때의 감탄은 더더욱 커지겠지만요.
평소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이나 꾸밈을 여자들은 대개 많이 알고 있지만,
남자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이 훨씬 많거든요. 그러다 한복을 맞추러 오시면
갑자기 펼쳐지는 다양한 색과 무늬의 원단들 속에서 갈팡질팡 혼란스러워하시기 일쑤랍니다.
그래서 이럴 때, 한복 디자이너의 안목과 감각이 아주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_^
늘 불평하지만, 남자 한복은 사진 촬영이 어려워요. 입었을 때의 그 아름다움을 살리지 못해 너무 안타깝답니다.
연하고 따스한 카키색 저고리에 금사 수가 놓아진 곤색 배자를 매치했어요.
색상은 아주 차분하지만, 배자의 금사 수가 화려한 맛을 보여주고 있죠?
여기에 갈색빛 바지를 함께합니다.
예전에 남자 바지는 대님으로 묶어 고정시킨 탓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요즈음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편리함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매듭 단추로 고정시키게 되었죠.
편리하면서도 멋은 잃지 않으려는 센스.!
배자의 단추를 다 잠그면 이런 느낌~
두번째 한복은 위의 한복보다 훨씬 심플해졌죠.
굉장히 조근조근 자상한 신랑님일 것만 같은 이미지, 느껴지지 않나요?
연노랑 저고리에 자색의 배자를 매치했어요. 무늬도 모두 은은하고
포인트 장식단추만 딱 하나 두었죠.
이렇게 춘추 원단은 안감의 색이 은은히 베어나오기 때문에 안감 색을 잘 선택해야 해요.
아주 얌-전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에 강렬한 핑크빛을 감추고 있는 배자의 속모습이랍니다.
마음은 따뜻하지만 겉은 차가운 도시남자의 모습이 이런 걸까요? ㅎㅎ
짙은 녹색의 바지에도 아주 예쁜 옥빛 안감을 감추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