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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문자도안 치마와 줄무늬 옥사 저고리



아주 오랜만에 장에서 꺼낸 저고리입니다. 가로로 잘게 잘게 들어간 줄무늬,
그것도 아주 정확하지 않은 굵기의, 미세한 차이들의 줄무늬라 더욱 매력있는 원단으로 만들어 진 저고리죠.



깊은 갈색빛 고름과 치마의 보랏빛이 은근하게 잘 어우러집니다.
먼저 오리미에서 한복을 지으시던 친정 어머니는 이렇게 문자나 도안이 들어간 원단으로
본인이 직접 지으신 치마를, 참 좋아라 하셨었죠.

이렇게 무늬가 많이 들어간 과감한 원단들은
아무리 이쁜 아가씨들 보다도 원숙미와 노련함이 엿보이는 어머님들이 참 소화를 잘 하시는 원단들이에요.
분위기에 따라 아주 점잖게도, 아주 화려하게도 입을 수 있는 치마이기도 하구요.



어떨까요. 이런 무늬를 가진 치마를 입고 계신 어머님은 어떤 이미지이시려나...
샘플로 만들어진 옷이니, 어떤 주인을 만나면 옷이 더 빛날까 하고 떠올려 봅니다.

물론 머릿속에는 요 치마를 입으신 우리 어머니, 생각이 떠나질 않네요.
요즘 같은 날씨에 요렇게 입고 벚꽃 나무 아래 서면 참 예쁘겠다 상상해봅니다.




오랜만에 꺼낸 저고리와 치마.
따스한 햇살아래 꺼내 놓고 바라보니 이런저런 추억들이 꽃잎 벌어지듯 마구 차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