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찝어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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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노랑 격자 문양의 여름 당의와 연회색 치마 한 줄 한 줄 일정한 간격으로 찝어박아 만든 격자 무늬 안에 여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자수들을 넣은, 여름 당의입니다. 면적이 넓은 당의로 만들어진만큼 정성과 공력도 더욱 많이 들어간 옷입니다. 2020년 여름날 동안 오리미 매장 내부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던 디스플레이 한복입니다. 같은 간격으로 찝어박아 만든 격자 문양 안에 작은 잎사귀와 포도, 꽃들을 파스텔톤의 자수로 놓았습니다. 당의의 앞과 뒤, 어깨부터 소매에 이르기까지 정성 가득한 장식이 들어갔습니다. 부드러운 연노랑색 원단 위에 정성과 시간을 가득 들여 만든 장식들이 함께해 어여쁜 당의가 만들어졌습니다. 안감을 붉은 색으로 넣어 그 색감이 살짝 비쳐 나오는 연회색 치마와 함께하여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 벌, 2020년 여름의 한복입니다.
찝어박기 장식을 넣은 회빛 저고리와 옥색 치마의 혼주한복 모시와 깨끼 한복 사이에서 고민이 가득하셨던 손님을 위해, 모시의 분위기를 가득 느낄 수 있는 여름한복을 지었습니다. 회색과 갈색 사이에서 거친 결을 그리며 짜여진 이 저고리 원단은 독특하게도 모시와 실크가 함께 짜여진 원단입니다. 모시와 실크가 섞여 짜인 이 독특한 원단에 찝어박기 기법을 사용해 촘촘하게 격자 무늬를 넣었습니다. 가로, 세로, 대각선을 자유롭게 오가는 격자들을 아주 촘촘하게 넣어서 장식을 극대화했습니다. 많은 장식 중에서도 이렇게 손맛 가득한 문양은 실제로 작업하는 사람의 감각과 판단이 가장 중요한데요, 옷을 보고 있자면 작업자의 인내심과 성실함이 느껴질 정도로 꼼꼼한 문양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작업 과정을 상상만 해도 그 노력과 정성이 느껴지기에 더 아름답게 보이는 저고리입니다. 옥색인..
16년만에 오리미를 다시 찾은 모시한복 한 벌 오리미에서 지었던 모시한복 한 벌이 16년만에 다시 매장을 찾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 옷을 만들던 기억이 생생한 옷이었기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혼사를 앞두고 다시 풀을 먹여 손질하기 위해 오리미를 찾은 모시한복, 모시의 특성상 풀을 먹여 손질하니 빳빳한 새 옷처럼 뽀얀 모습을 자랑합니다. 당시에 이렇게까지 힘든 기법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예쁜 옷을 만들 수 있는데도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싶어서 어머니와 함께 이 옷을 구상하고 꿰멨던 생각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손가락이 휠 정도로 힘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었지만 완성한 옷을 들고는 함께 기뻐했던 기억도 떠오르고요. 매우 작게 분할된 색색의 조각들, 각각의 조각 크기도 다르지만 조각 안의 모양까지 다르게 디자인했습니다. 지금은 디스플레이..
한줄 한줄 찝어박기한 패치워크 저고리와 치마, 정성깃든 연하늘색 한복 한 벌 어느새 여름 날씨로 둔갑했나 싶었는데, 벌써 6월이 되어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섰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한복은 세련되면서도 시원한 색감을 지닌, 그러면서도 모시같은 느낌을 지닌 한 벌입니다. 상하의가 한 색으로 통일된 느낌이 아주 멋스럽지요? 치마와 같은 원단이지만 저고리가 좀 더 다르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 패치워크 때문입니다. 추상화를 그려내듯 디자이너의 손으로 한 줄 한 줄 찝어박기된 결들이 모여 불규칙적인 무늬를 만들어냅니다. 한 줄 한 줄씩 직접 찝어 박아야 하는 고생 때문에 언제나 고생과 인내심을 요하는 작업이지만, 완성하고 나면 이렇게 멋질 수가 없는 애증의 작업입니다. 또한 모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시 저고리와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점이 특히 매력입니다. 저희의 손길 한 줄 한 줄,..